[헬스동아]개복부터 복강경-로봇수술까지 척척… 5년 생존율 껑충

손희정 기자

입력 2017-01-25 03:00 수정 2017-01-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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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 의료진.‘의학적 완치’의 기준은 수술 후 5년 동안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초기의 경우 약 90%, 2기에는 68∼80%, 3기는 30∼60% 정도다. 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의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은 2기 95.2%, 3기 80.9%에 이른다. 재발성 직장암 환자들의 5년 평균 생존율도 40%에 이르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제공


40대 남성 직장암 환자. 항문에서 병변까지의 거리는 약 3cm로 하부 직장암으로 진단됐다. 주 병변과 림프샘의 정밀한 절제, 항문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었다. 수술은 괄약근간 절제술을 통해 항문을 보존하고 골반 측벽의 림프샘을 절제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수술을 맡은 김선한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로봇으로 조심스럽게 직장에 접근해 주변의 신경을 보존하면서 병변과 림프샘을 절제했다. 측방 림프샘 절제는 김진 교수가 맡았다. 복잡한 혈관과 신경들이 모여 있어 까다로운 수술이었다. 수술 결과, 주위의 전이 가능성이 있던 림프샘 절제는 물론이고 우려했던 환자의 항문도 보존할 수 있었다.

50대 여성 직장암 환자. 다른 대형 병원에서 수술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후 고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를 찾았다. 암은 이미 많이 진행돼 요추를 침범한 상태였다. 김진 교수가 맡아 진행한 10시간이 넘는 수술로 암은 완전히 제거됐고, 현재 환자는 항암치료까지 마친 후 일상으로 복귀한 상태다.

 국가암정보센터의 2014년 암 종류별 발생현황에 따르면 3위가 대장암으로 전체 암 환자의 1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 방식이 날로 발전해 완치율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대 안암병원은 대장암 수술에 특화된 센터를 운영하며, 다학제 및 다양한 치료법 도입으로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신속한 진료, 개인 맞춤형 의료시스템

 고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센터장 김진)는 개복부터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까지 다양한 수술이 모두 가능하다. 요즘은 대부분 복강경 수술을 하지만, 2% 환자에서는 여전히 개복수술을 진행한다.

 고대 안암병원의 로봇수술 술기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김선한 교수의 직장암 수술법은 세계적 표준으로 사용되며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만드는 인튜이티브사의 매뉴얼로 제작돼 있을 정도이다.

 로봇수술은 직장암처럼 몸 속 깊고 좁은 공간에 위치해 정교한 수술이 어려웠던 암을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다. 최근 김선한·김진 교수팀이 고대 안암병원에서 수술받은 4기 미만의 직장암 환자 7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 비해 로봇수술을 통해 직장암을 치료한 환자가 5년 정도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수술을 받은 272명의 환자와 복강경 수술을 받은 460명의 환자를 비교했더니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83.8%인 데 비해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91.3%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수술 난도가 가장 높은 3기 암 환자 수술에서 복강경은 72.8%, 로봇수술에서는 83.1%의 생존율을 보였다.

수술 중인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의 김진 교수. 김 교수는 재발율 높기로 유명한 난치성, 재발성 대장·직장암 전문의다.



항문 보존을 통해 환자 삶의 질 향상


 항문이 없으면 환자는 평생 인공장루(인공항문)를 통해 배설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대장암센터의 의료진은 이러한 부분을 각별히 고려해 항문보존 괄약근절제술을 시행한다. 바깥 항문 입구 5cm 이내에 생기는 하부직장암의 경우 보통 항문을 제거한다. 하지만 고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에서는 암이 항문의 3cm 이내에 생긴 경우에만 제거하며, 최근에는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덕분에 환자들이 직장암 수술 후에 인공장루를 만드는 비율이 5%로 줄었다.


고령 환자의 빠른 회복, 조기회복 프로그램

 보통 고령자는 만성질환이나 면역력 약화, 수술 합병증 등을 이유로 젊은 사람보다 수술 회복이 더디다. 하지만 2012년 김선한 교수가 1년 6개월 정도 자신에게 수술받은 고령자 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회복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센터에서는 고령의 환자에게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해 일상생활로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조기회복 프로그램이란 수술 전후 환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해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대장-직장암 수술 환자에게는 △수술 전 환자 교육 △장청소제 복용 생략 △최소금식 △효과적 마취와 수술 후 통증조절 △조기음식섭취 △조기보행 등을 실시한다.




환자 편의 위해 전문센터 개소


 고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는 환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원스톱 서비스 및 다학제 진료를 실시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을 찾은 환자의 마음까지 살펴 최고의 만족감을 전하고 있다.

 경직장 초음파, 비디오 항문경 등 전문 의료기기를 대거 갖춘 대장암수술센터는 진료실, 검사실뿐 아니라 화장실, 탈의실 등 대장질환 환자에게 꼭 필요한 개인 시설들을 완벽하게 구비했다. 특히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해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환자 편의 증진을 넘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온전히 보장하는 진료환경을 조성했다. 진료 특성상 관장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환자 개인 공간을 설치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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