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니지' IP, 모바일 게임시장에 3차 쇼크 불러오나

동아닷컴

입력 2016-12-29 10:57 수정 2016-12-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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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카카오톡과 슈퍼셀의 등장은 그야말로 1, 2차 쇼크라고 할 만큼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톡은 게임하기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자사가 낙점한 타이틀들을 당시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탑 5안에 올려놓음으로써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기득권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DB를 가진 플랫폼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카톡에 선정된 것 만으로 투자가 가능했던 시절이라고 회고할 만큼 카톡의 등장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1차 쇼크라 할 만 했다.

이후 카톡 열풍이 어느정도 가실 때쯤, 글로벌 게임기업인 슈퍼셀이 자사의 '클래시오브클랜'과 관련해 대규모 마케팅 폭탄을 퍼부으며 국내 시장을 강타했다. TV, 버스, 지하철 등 전국을 광고로 도배하다시피 공격적인 마케팅을 퍼부은 슈퍼셀의 등장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또 한 번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국내에 마케팅쇼크를 불러온 클래시오브클랜(슈퍼셀 제공)

본격적인 마케팅 시대가 개막했고, 비싸서 좀처럼 진행하지 못했던 공중파 TV 광고부터 유명 연예인까지 수십억 원의 돈이 필요한 마케팅이 관례처럼 퍼져나갔다. 이런 마케팅 과열 현상 속에 메이저 게임의 경우 100~200억 원 이상의 마케팅비가 책정되었고 중소 기업들의 자체 서비스가 더욱 어려워지는 등 국내 시장은 한 동안 기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것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2차 쇼크라고 할 만 하다.

그렇다면 3차 쇼크는 언제쯤이 될까. 최근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들여다 보면 또 한 번의 변혁이 머지않은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리니지' IP 게임들의 약진은 시장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또 한 번의 쇼크로 기록될 것으로 예측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게임동아 제공)

필자가 3차 쇼크를 예상하는 의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최소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게임 중심으로 선회했고, '리니지' IP 게임이 그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온라인 게임과의 본격적인 통합 움직임이 보인다는 점이다.

첫 번째를 보자. '리니지2 레볼루션'은 다른 게임과 확연히 다른 괘를 보여주고 있다. 현존하는 모든 모바일 MMORPG를 통 틀어도 가장 발전된 형태이며 100억 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사전 예약만 300만 명, 첫 날 70억 원의 매출을 찍어내는 등 타 게임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장기 집권하면 어떨게 될까. 게이머들의 시선이나 눈높이는 자연스럽게 '레볼루션 급' 대형 게임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게이머의 눈높이는 한 번 올라가면 내려가지 않는 법. '레볼루션'의 장기집권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더욱 블록버스터급 게임 쪽으로 부채질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본다.

리니지 이터널(엔씨소프트 제공)

우리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오래되면 될수록 불록버스터 급 타이틀 외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차례 체감해 왔다. '로스트아크'와 '리니지이터널'에 환호하지만 당장 '애스커'는 듣보잡 취급하는 것을 보아오지 않았는가. 100억 원 이상의 개발비, 배우 황정민을 활용한 마케팅 등도 '애스커'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두 번째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본격적인 융합이다. 그 정점에는 '리니지M'이 서 있다.

'리니지'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리니지'를 벤치마킹한 '아덴'이 한 때 안드로이드 매출 2위까지 올랐던 것이 이를 반증하며, 기존의 게임들과 시스템 적으로는 큰 차별점이 없던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매출 1위까지 올라간 것도 '리니지' IP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내년 1분기에 등장할 '리니지 M'은 아예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모든 시스템이 집약되고 연동되는 게임으로 밝혀졌다.

리니지M(엔씨소프트 제공)

수많은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몰려들어올 때 그 파괴력은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 그야말로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본격적인 계기가 되지 않을까. 또 '리니지M'이 장기 집권한다면, 이러한 PC와 모바일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로 급격히 변환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리니지'IP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3차 쇼크가 예상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근거이다.

한편, 1차 - 2차 쇼크도 마찬가지였지만 3차 쇼크가 일어나고 나면 중소 게임회사들이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예상할 수 없다. 인디 게임처럼 3~5명 규모의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근근이 먹고 사는 것이야 문제 없겠지만, 40~50명 정도 되는 중견 게임회사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하루 빨리 나설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국내 게임 시장은 이제 더욱 본격적인 공룡들의 싸움이 될 것이다.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PC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역습해 들어오고, 수백 억 원을 들인 대형 게임들만이 이슈가 되며 살아남는 전장. 중소 게임사들에게 내년은, 올 해 이상으로 척박한 토양이라 기억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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