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뷔 무대 맞나 ‘배우 양파’의 재발견

김정은기자

입력 2016-12-27 03:00 수정 2016-1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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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보디가드’]

가수 데뷔 20년이 넘는 양파가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뮤지컬 ‘보디가드’. 그는 특유의 간드러지는 창법과 폭발적 성량으로 ‘보디가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CJ E&M 제공
 김준수 옥주현 바다 박효신 아이비에 이어 또 한 번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뮤지컬 ‘보디가드’의 주연 배우 양파(본명 이은진·37) 이야기다.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1992년)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양파는 배우 정선아, 손승연과 번갈아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연기하고 있다. 

 양파의 연기와 가창력은 합격점 이상이다. 양파는 뮤지컬 무대 데뷔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연기에서 베테랑 배우 못잖은 정확한 딕션(발음)을 선보인다. 본인 역시 20년 가까이 가수의 삶을 살아서일까. 유명 가수 역할인 레이첼 역을 안정감 있는 연기로 돋보이게 했다. 

 양파의 인생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는 인생의 키와 같은 존재다. 중학생 시절 가수 오디션에서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I'll Always Love You)’를 불러 합격했고 1997년 데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15개로 이뤄진 뮤지컬 보디가드의 넘버를 때로는 간드러지게, 때로는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며 멋지게 소화한다. 특히 나약한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런투유(Run to You)’를 비롯해 아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며 부르는 ‘더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The Greatest Love of All)’,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꿋꿋이 무대에 올라 부르는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이 가슴을 울린다.

 주인공 외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는 레이첼의 언니인 니키 역의 최현선이다. 그는 관객의 귀를 호강시킨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량과 감성을 선보인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1990년대 히트 영화를 옮겼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다. 하지만 영화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르다 보니 뮤지컬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헐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와는 달리 무대와 세트가 한정된 뮤지컬에서 영화와 같은 줄거리로는 특유의 역동성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레이첼의 노래 무대, 스토커의 협박, 레이첼과 보디가드인 프랭크의 사랑, 프랭크를 짝사랑하는 니키의 아픔 등 네 가지 구성이 러닝타임 내내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점이 아쉽다.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6만∼14만 원. 1544-1555 ★★★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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