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역경제혁신대상]‘혁신산업밸리’로 거듭난 창녕군… 기업 적극 유치해

조진서 기자

입력 2016-12-21 03:00 수정 2016-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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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 총생산 최상위권 급등
4조원 투자유치깵 인구도 증가
근로자 300만원 정착금 혜택
우포늪 일대 보존·발전도 힘써


 대구와 창원 사이, 경상남도 중심부에 위치한 창녕군은 예로부터 부곡온천과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등 축복받은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젠 여기에 ‘혁신 산업 밸리’라는 수식어를 더해야 한다.

 지난 7년간 창녕군은 넥센타이어와 세아베스틸, 화인베스틸, 센트럴LTS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시설을 연이어 유치하며 약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인구도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창녕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1893만 원에서 3274만 원으로 올랐다. 도내 최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급등한 것이다.

 경상남도 10개 군 가운데서도 면적으로는 꼴찌에서 두 번째인 작은 지역자치단체가 이번 제1회 대한민국 지역경제혁신대상에서 산업단지조성 부문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저력이 있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창녕군은 전형적인 농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했다. 청·장년층 유출로 인한 인구감소 심화 등 지역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진흥을 위한 지역산업 혁신 전략이 필요했다”며, “산업단지 근무인력을 위한 조례 제정을 통해 전국 최고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며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지역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과거 양파와 마늘, 복숭아 등을 재배하는 농업 인구가 많았으나 1960년대 이후 인근 대도시의 공업화가 진행되며 인구가 계속 유출됐다.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군청 직원들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군을 관통하고 있어 대구와 쉽게 연결되며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점을 살리면 대도시로 나가는 인구의 흐름을 거꾸로 창녕군 쪽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봤다.

 2007년 12월 창녕군을 이끌게 된 김충식 군수는 기존에 존재하던 2개의 산업단지에 더해 7개의 산업단지를 새로 지정했다.

 군청은 전담팀을 설치해 기업 유치에 나섰다. 각종 인허가를 3일 내에 처리해준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대합면 지역은 국공유지가 많아 토지 보상에 비용이 적게 들뿐더러 전체적으로 평탄하기 때문에 공장 건설에 유리하다는 점을 기업인들에게 강조했다.

 군수부터 전 직원이 발 벗고 나선 끝에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총 388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로부터 군청 추산 약 4조 원의 투자 유치와 1만5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왔다. 특히 2009년에는 넥센타이어 제2공장 유치라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 경남 밀양, 산청, 함양군과 경북 상주시, 청도군 등 8개 시군이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창녕이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군청의 체계적인 지원책과 주민들의 협조가 큰 몫을 했다.

 2012년 3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은 현재 약 1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또 앞으로 창녕 단지에 연구개발(R&D) 센터도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부터는 매년 20명씩 창녕제일고 졸업생을 취업시키기로 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려는 노력도 보여주고 있다. 민-관-학의 협조가 이뤄진 것이다.

 조용한 농촌 창녕군을 ‘기업하기 좋은 창녕’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군의 노력은 산업단지 지정 외에도 근로자 개인에 대한 혜택과 배려로 확장됐다. 기업을 유치해도 직원들이 대도시에서 출퇴근만 한다면 지역 경제를 부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군은 2015년부터 이사 오는 근로자 가정에 최대 300만 원의 정착금을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시작했다. 또 읍단위 지역에 임대주택과 도시가스 공급을 늘렸다. 출산장려금과 유아 양육비 지원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셋째 아이의 경우 만 5세가 될 때까지 월 20만 원을 지급한다. 그 결과 1965년 최대 16만 명에 달하다가 2009년 6만1252명까지 줄었던 인구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1월 말 기준 6만6227명이다.

 창녕군은 앞으로도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혁신 기업 단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2개의 추가 산업단지가 국토부의 사업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2020년까지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 구간이 6차로로 확장되고 신규 나들목 설치가 완성되면 교통이 더욱 편리해진다. 최근엔 이 지역 최초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분양을 시작하는 등 주거 인프라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창녕군은 지역 제조업 발달에 발맞춰 농업과 관광업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우포늪 일대를 친환경 생태 관광 지역으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우포늪에서 따온 ‘우포누리’ 브랜드를 상표 등록해 마늘과 양파 등 지역 농산물 판매에 이용하고 있다. 또 멸종된 천연기념물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번식시킨 후 2017년 우포늪 일대에 방사할 예정이다.

 김 군수는 수상 소감을 통해 “그동안 창녕군을 믿고 투자해 주신 기업인 여러분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 산업단지 개발과 기업 유치를 통해서 지역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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