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 오락실 대형 체감 게임기, 이제 집에서 하자!

동아닷컴

입력 2016-12-12 16:36 수정 2016-12-12 16:5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꿀딴지곰의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는 조기자입니다.
오늘은 레트로 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식을 갖추신 꿀딴지곰님과 함께 체감형 게임기의 달인 자넷 님을 모셨습니다. 레트로 게임에 대한 지식과 함께 체감형 기기들에 대해서도 폭넓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꿀딴지곰님에 이어 체감형 게임기의 달인 자넷님 등장!]

꿀딴지곰 : 안녕하십니까. 흐흐.. 오늘도 특이한 테마로군요. -ㅂ-a 체감형 캐비닛의 강자이자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쪽 신의 손이신 자넷 님도 등장하시고요.

조기자 : 그렇죠.. 자넷님도 전국구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 덕후 중에 한 분이신데, 이번에 체감형 게임기 특집을 진행하면서 테크니컬 해설자로 모셨습니다. ^^

자넷 님을 잠깐 소개하자면, 본 직업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시고.. 수많은 체감형 게임기를 개조하고 집에 들여놓으시는 막강 덕후 님 중 한 분이시기도 하죠.

(체감형 게임기 덕후 ‘자넷’님 / 스파5 내쉬 플레이어로 내쉬 이미지를 선호하고 있다)(출처=게임동아)

자넷 : 안녕하세요. 자넷입니다. 체감형 게임기 편으로 조기자님께서 연락이 왔을 때 어느정도 각오는 했습니다. 저는 당당한 덕후입니다. 이왕 나온 김에 좋은 시간 됐으면 좋겠습니다.

꿀딴지곰 : 어서오세요. 저나 조기자님도 체감형 게임들을 다루긴 하지만, 자넷 님이 오시니 더욱 든든하네요.

조기자 : 흐흐흐 게임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덕후 두분이 드디어 만나셨으니 기대되는군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체감형 게임기의 기원]

꿀딴지곰 : 이번 테마가 바로 체감형 게임기 특집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당연히 체감형 게임기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봐야겠지요.

조기자 : 그렇죠. 체감형 게임이니까 쉽게 말해서 체감할 수 있는 게임.. 스틱과 버튼으로 하지 않는 몸으로 하는 모든 게임을 말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자넷 : 체감형 게임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건 쉽지 않지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별도의 센서나 기기를 통해 일반 게임기에서 절대 느끼지 못하는 체험을 주는 게임들을 체감형 게임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조기자 : 그렇다면.. 지금의 Wii나 Wii-U, XBOX360의 무선센서 등을 활용한 게임들도 전부 포함하는 거 아닌가요? 더 멀리 나아가서는 VR 게임들도 있겠구요.

(실제로 체감형 게임 시대를 열었던 ‘Wii’.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인식 속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출처=게임동아)

(헤드 트래킹이 되는 VR 시대가 다가오면서 체감형 기기의 체감 정도가 극대화되고 있는 상황)(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물론 그것들도 포함됩니다만.. 저희의 관심사는 어디까지나 고전 레트로쪽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레트로 게임에 한정되어서 얘길 해야겠지요. -ㅂ-)b 레트로 게임들.. 그중에서도 주요 비중은 아케이드 게임센터 쪽이 될 것 같구요. 콘솔 쪽 체험기기나 주변기기 특집까지 다룬다면 일이 엄청 커지거든요. 그쪽은 일단 제외하겠습니다.

자넷 : 저도 VR 이라든지 최첨단 체감형 게임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레트로 쪽, 그리고 아케이드 쪽으로 한정하더라도 1부로 끝나지 않을 만큼 압도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헤헤.

조기자 : 알겠습니다~ 그럼 레트로 아케이드 체감형 게임에 대해 한정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해보죠. 레트로 쪽으로 접근한다고 하면.. 저도 짤막하게 기억합니다만.. 체감형 게임에는 단연 이분 빼놓을 수 없지 않습니까? 스즈키 유 씨 말입니다.

꿀딴지곰 : ㅋㅋㅋ 조기자님이 ‘버추어파이터’ 시리즈도 워낙 좋아하시고 하니 당연히 스즈키 유 프로듀서를 언급 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 스즈키 유 PD는 세가의 체감형 게임기 중에서도 빅 히트를 친 ‘행온’, ‘애프터버너’를 만든 장본인이니까요.

자넷 : 그렇죠. 체감형 게임기 얘기가 나오면 빼놓을 수 없는 분. 늘 과감한 도전을 하기로 유명하신 분이었는데, 그런 도전이 향후 게임의 틀 자체를 변화시킨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전설의 명인 스즈키 유. 체감형 게임과 3D 게임 시대를 열었지만 ‘쉔무’ 실패 이후로 내리막길로… ㅠ_ㅠ)(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행온'은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도트 그래픽으로만 개발되었지만 속도감이랄까 그 자체만으로도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제 오토바이를 본딴 모양으로 제작된 탑승가능한 컨트롤러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요. 국내에서도 '행온'을 즐기시던 분들이 많았는데 '행온'은 대형 오락실이나 유원지, 혹은 야구 연습장 같은 곳에 한 대씩 비치되어 있곤 했었죠. 하지만 당시에는 어렸던지라.. 이런 게임기 주변에 깡패들이 많다며 부모님이 하지 말라고 말리던 기억이 나네요.

자넷 : 이렇게 화면 외에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자동차나 오토바이 류 게임 형태의 '탈 것'이 마련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봅니다. 스즈키 유 씨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사원이었다고 하는데요, 당돌하게도 경영진을 찾아가 자신의 연봉을 깎으면서까지 협상에 성공해 '행온'을 개발했다고 하지요.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완전히 뒤집는 체감형 기기가 시장에 나왔으니 사람들이 환장을 안할리가 있었겠나요. 그야말로 '행온'은 대 히트를 쳤던 겁니다.

조기자 : 그런 면에서 보면 스즈키 유 씨가 게임업계에 끼친 영향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네요.

꿀딴지곰 : 정말 대단했다고 볼 수 있군요.. 당시 '동키콩' 같은 평면적인 게임과 비교해 스즈키 유 씨가 만들어 낸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 3차원 공간내에서 진행되는 생동감 넘치고 파워풀한 느낌의 게임과 체감형 기기들 일색이었죠. '스페이스 해리어(1985)', '아웃런(1986)', '애프터버너(1987')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현 세대까지 큰 영향을 미쳤던 소중한 유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기자 : 흐흐 저도 동의합니다. 사실 저도 하나 노리고 있는 기기가 있습니다.

꿀딴지곰 : 응? 이미 다 갖고 계신 '다랑어 아빠' 조기자님이 노리는 기기가 또 있으시다니.. -_-+ 또 뭐유?

조기자 : 바로~~~ 'R360' 입니다. 동그란 구 안에서 상하좌우로 회전하며 움직이는 R360!! 당시로써는 오버 하이테크놀러지가 적용된 대단한 기계였다고 밖에는 할 수 없었죠!! 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 영상을 한 번 보시죠! 요즘 기기와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SJG5e0s43c

(체감형 레트로 게임기의 대명사 ‘애프터버너’ 우측은 ‘G LOC R360’)(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ㅋㅋㅋ 조기자님 장난하십니까.. 저걸 집에 놓고 싶었다는 말씀은 아니시죠? 저거 집에 놓고 사모님을 어떻게 보실려고.. 아무리봐도 이혼각인데요 저건..? 욕심꾸러기 같으니.. -ㅅ-++

조기자 : 사실 진짜 100평대 넓은 집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집에 들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보통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하나쯤 두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나긴 합니다.

자넷 : 음? 아파트라도 공간이 있으면 집에 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불가능하다고 하시는지? (갸웃) 25평 아파트 이상이면 방 하나에 충분히 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꿀딴지곰 : ............

조기자 : .............. 놓을 수 있긴 합니다만.. 마눌님이 그리 허락해주진 않아서요..

꿀딴지곰 : (뭐 저분도 워낙 변태스러운 분이니 납득) 이러한 스즈키 유 씨 이후로 전세계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는 대형 체감형 기기들이 왕창 늘어나게 되지요. 어릴적에 타기만 해도 설레이던 기기들이 잔뜩 나오던 그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군요~ ㅇㅂㅇ)/

[체감형 게임기들의 세상이 오다]

꿀딴지곰 : 그동안 체감형 게임기들이 참 많이도 등장했었더랬죠?

조기자 : 그렇죠. 아케이드 게임센터에 가면 반 정도는 체감형 게임이 아닌가 싶을 정도지요.

꿀딴지곰 : 사실 체감형 게임기들은 가정용 게임기와의 차별화라는 측면에서 꽤나 많이 발전을 해 왔습니다. 집에서야 조그만 티비에 그다지 좋지 못한 화질로, 불편한 조이패드로 즐길 수 밖에 없었지만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는 실제 기기에 탑승하듯 큰 기체에, 크고 멋진 화면을 통해 게임을 체감했던 거죠.

국내에서는 제대로 되지 못했지만 일본이나 북미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하나의 '놀이동산' 형태로 발전되었기도 하구요.

조기자 : 그러면.. 대표적으로 발전해간 체감형 게임기로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자넷 : 아주 많은 체감형 게임기들이 있습니다만, 그중에 몇 개 특징적인 것들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대상이라기 보다는 제 나름대로 체감에 특화된 기기들 위주로 소개해볼테니 별도의 딴지는 걸지 말아주세요 ^^

조기자 : 오오 자넷님 특화 체감형 기기 소개라니, 매우 기대됩니다 +_+

자넷 : 일단 집에서 도저히 즐길 수 없고, 게임센터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로는 화면이 3개!로 구성된 와이드 버전의 게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이토의 '다라이어스' 같은 경우가 되겠지요.

(타이토의 다라이어스 시리즈. CRT 브라운관 3개를 이용해서 연결시켜 붙여서 긴 3개의 화면을 구현해냈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ㅋㅋㅋ 예전에 제가 고딩시절 흑석동 중대부고 정문앞의 오락실에도 이 다라이어스2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화면 3개 뿐만이 아니라 의자밑의 진동 우퍼와, 서라운드 스피커 등으로 압도적인 게임환경을 구축하고 있었죠. 지금 보자면 볼록이 CRT 3개가 이어져 있어서 조금 언밸런스하긴 한데, 당시로써는 아주 충격적이었습니다. 게임이 어려워서 오래하진 못했지만 그저 데모화면만 멍하니 바라만 봐도 좋았던 추억이네요.. ;ㅁ; 동전 하나 넣으면 들리는 특유의 심해에서 들릴법한 코인사운드가 참 인상깊었죠.. (아아.. 준타타여~)

자넷 : 맞습니다. 꿀곰님 말씀대로 영상이나 사운드 모두 빵빵했지요. 동전 100원 집어넣는 게 절대 아깝지 않았던 멋진 기기라고 할 만 합니다 ^^

꿀딴지곰 : 저 CRT 모니터를 연결한 방식이 참 독특하죠. 3대가 다 CRT 모니터인데요, 양옆 2대는 아래쪽에서 거꾸로 틀어놓고, 가운데 브라운관만 가운데 제대로 놓은 방식입니다. 이렇게 3대를 거울에 비춰서 화면 3개를 이격없이 붙이게 된 것이죠. 말로 설명하니까 조금 설명이 어려운데요, 이걸 사진으로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현해놓은 양덕분이 계시더군요.

(아래에 화면 2개가 거꾸로 있고, 가운데 뒤에 모니터가 있고, 중간에 거울이 껴 있다. 화면 3개가 부드럽게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당시로써는 정말 획기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었네요^^ 이렇게 화면을 3개 연결한 게임기가 '다라이어스' 외에도 또 있지 않았나요?

자넷 : 기억하시는군요. 닌자가 앞으로 걸어나가며 싸우는 게임 '닌자 워리어즈'가 있었지요. 아주 긴 시야로 널직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지요.

(닌자 워리어스의 기기와 화면. '다라이어스'와 마찬가지로 3개의 화면이 주욱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출처=게임동아)

(지금은 에뮬레이터 등을 활용해서 3개의 LCD 모니터로 사진과 같이 구현할 수 있다. 사진은 해외 유저의 구현 화면)(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이전에 닌자 게임 특집때도 소개를 해드렸습니다만.. '닌자워리어스'는 1988년도에 타이토에서 출시한 아케이드용 횡스크롤 액션게임입니다.

‘다리우스’에 이은 타이토의 대형 3화면 게임 시리즈 2탄으로 당시 와이드 대형 화면에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게임이었으며, 주인공이 사람이 아닌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보그 닌자라는 설정이 당시 은근히 충격이었지요(터미네이터처럼 주인공이 피격당할 때 마다 기계 부위가 들어남)

조기자 : 확실히 기억납니다. '스파르탄X' 식의 진행형 닌자 액션 게임! 사실 '다라이어스'는 현역 시절에 오락실에서 본적이 있는데, '닌자 워리어스'는 본 적이 없네요. 현역 시절에 즐겼으면 좋았을 걸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지금은 다라이어스 버스트에 구동 환경을 갖춰서 해보고 있긴 하지만요;

자넷 : 자아 조금 더 진도를 나가볼까요? 이러한 3화면 게임들 외에도 레이싱 게임도 체감형 머신으로 많이 발전을 했는데요, 아주 대형 기기로 변모하거나, 혹은 같은 사이즈라고 하더라도 '유압식' 핸들을 통해 체감도를 극대화시킨 케이스가 있습니다.

(50인치 대형 화면을 채용한 '데이토나 USA2' 메가로 타입과 오토바이 게임의 대명사 '할리데이비슨')(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호오 '데이토나USA' 시리즈는 작은 버전이 주류를 이뤘었는데 말이죠. 화면이 크면 더 생동감 넘치는 체험이 가능하겠군요. 특히 기기 자체도 레이싱카 모습이라 더 좋네요. '할리데이비슨'의 경우도 화면이 크니 아주 좋아보입니다.

자넷 : 흐흐. 정말 그렇죠.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29인치 작은 화면을 탑재한 버전이 주를 이뤘는데요, 해외에는 대형 아케이드 게임센터에 저런 기기들이 많이 있어서 더 좋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죠.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기자 : 유압식 핸들이라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자넷 : 아, 무엇이냐면.. 콘솔 게임기로 따지면 진동효과 같은 겁니다. 핸들에 큰 압력을 주어서, 아주 박진감 넘치는 체감을 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다른 차가 내게 다가와 부딪혔다고 하면, 그 부딪힌 방향으로 아주 강하게 핸들에 반응이 오는 겁니다. 성인 남성이 두 손으로 잡아야 고정할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압력이요. 그렇게 강한 유압 신호가 오면 그 순간에는 진짜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 처럼 몰입할 수가 있게 되지요.

꿀딴지곰 : 아~ 저도 기억납니다. 세가에서 데이토나 USA를 출시했을 때 유압식 시스템에 대해 홍보를 했었죠. 그래서 그런지 '데이토나USA'로 8인용(강남 원더파크 등)을 해보면 상대방과의 대결이 그렇게 치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손 맛이 기가 막혔지요. 요즘 콘솔 기기에도 '포스 피드백' 기능이라고 해서 비슷한 기능이 있습니다만, 아케이드 게임기만의 압도적인 강한 힘이 느껴지는 손맛을 느낄 수가 없으니까 아쉽네요. 아 그 손 맛 정말 죽이는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쩝.

자넷 : 흐흐. 이런 기기들 외에 상당히 특이한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도 한 번 살펴 볼까요? 대표적으로는 'Dragon Ball Z: V.R.V.S.' 같은 온몸 체감형 게임들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온몸으로 하는 드래곤볼 격투~ 신선하지 않습니까?

조기자 : 음? 그 게임은 무엇인가요?

(출처=게임동아)

자넷 : 1994년도에 세가와 반프레스토가 합작해서 만든 게임으로, 발 밑에 센서를 통해 동작을 인식해서 상대편과 싸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무려 두 사람이 실시간 대전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꽤 재미있다고 하는데요, 마구잡이로 열심히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부끄러움은 즐기는 사람 대신 구경하는 사람 몫이라고 합니다. 하하.

꿀딴지곰 : ㅋㅋㅋ 저도 그 게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장풍쏘는 모션을 만들어서 장풍 쏘고 막고 때리고.. 재미있긴 한데, 뭐랄까.. 많이 부끄럽죠 -_-;; 그래도 이런 시도들을 보면 세가가 참 체감형 기기 쪽에서 항상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닌텐도 위의 출시 시기가 2006년 12월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12년 이상 앞서 등장한 체감형 기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ㅂ=a

자넷 : 정말 그렇죠. 흐흐. 또 다른 형태로 일본에는 이색적인 체감형 기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괴상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밥상 뒤집기' 같은 체감형 게임들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죠.

(아버지의 마음으로! 라는 밥상뒤집기 게임. 현실에서 이런 일은 도저히 해볼 수 없죠.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듯 체험해보는 컨셉입니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한 때 일본에서 유행했던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체감형 게임이지요. +ㅂ+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면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_4_7goH48i4 을 클릭해보시면 됩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참 유쾌해서 좋아요~ ㅇㅂㅇ

조기자 : ㅋㅋ 재미삼아라도 한 번 꼭 플레이해보고 싶은 게임이긴 합니다. 으라챠~~ 하고요.

자넷 : 이외에도 이색적인 게임을 찾는다면 '소닉 블라스트 맨 리얼 펀처' 라는 게임과 '북두의 권'도 꼽아볼만 합니다. ^^ 먼저 '소닉 블라스트맨 리얼 펀처'를 보시면 새로운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처음 펀치 기계를 치면 누군가의 얼굴을 체크해서 찍게 됩니다. 그러면 그 얼굴로 이어붙여 만들어진 괴물이 등장하게 되죠. 그리고 펀치를 퍽~ 하고 치게 되면~ 캡처한 얼굴이 왕창 찌그러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지요 ^^;

(리얼펀처 기계와 찌그러진 얼굴 표현. 자신의 얼굴이 찌그러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친구의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보자)(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하핫. 이 기계. 강남 원더파크에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펀치 치면서 꽤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

자넷 : 또 다른 체험 기기인 '북두의권'도 한 번 볼까요? 리듬게임형 체감게임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저 빨간 판이 솟아 올라오면 주먹으로 맞춰서 누르면 됩니다. 흔히 아시는 '두더지' 하듯이 타이밍에 맞춰서 주먹으로 때리면 되죠.

어느정도 하게 되면 북두의권의 전매특허 있지 않습니까. '아다다다다~~~~'를 할 수 있게 되죠. 만화와 콜라보레이션 된 대단한 체감형 게임기라 할 수 있습니다 ^^

(북두의권의 아다다다다~~ 를 할 수 있는 멋진 체험기기!)(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이 게임. 실제로 일본 오락실에 가보면 아다다다다~ 하고 플레이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만화 패러디로 '오라오라오라오라~~' 하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여튼 참신한 체감형 게임이 아닐 수 없었네요. (무다무다무다무다.. 으.. 응?)

조기자 : 다채로운 체감형 게임기들이 존재했군요~

자넷 : 이런 체감형 게임기들은 몇 가지 분파로 뻗어나가게 되는데, 세가의 카드형 전투 쪽, 그리고 아예 유원지형 대형 기기들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지요.

조기자 : 세가의 카드형 전투 방식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자넷 : 뭐 이름만 말하면 조기자님도 잘 아실 겁니다. 세가의 'WCCF' 와 '삼국지대전' 같은 게임을 말하는 것이죠.

(세가의 'WCCF'. 카드를 활용한 축구 게임으로, 선수 카드 뽑기와 감독이 되는 두가지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삼국지 대전. 각종 장수 군단들을 활용해 전략을 세워 적진을 공격해 승리를 따내는 게임이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WCCF'는 축구 선수들이 새겨진 카드를 각각의 자리에 배치하면 축구가 진행되고, 결정적일때 슛이나 패스를 하면 됩니다. 플레이를 시작하면 카드가 한 장 나오는데, 희귀 카드가 나오면 그날은 대박 기분이 좋아지게 되지요. 또 원하는 선수 카드를 얻기 위해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서성이게 되는 등 많은 유저들을 아케이드 게임센터로 불러온 게임이기도 합니다.

'삼국지대전'도 인기가 많았는데요, '삼국지'의 개성있고 다양한 장수가 그려진 카드를 게임판 안에 배치하고, 군주를 배치해 전략을 사용하면 실제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처럼 화려한 화면이 연출되면서 상대와 대결할 수 있게 됩니다. 공격과 전략의 타이밍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기술을 사용해야지만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지요.

자넷 : 흐흐 체감형 게임기의 흐름이로군요. 사실 이렇게 카드를 인식시켜서 게임 안에서 활용하는 방식은 이후 일본에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에도 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에 가보면 수많은 게임들이 이런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어요.

MMORPG처럼 레이드 던전을 돈다거나 대결하는 등의 게임들이 대세가 됐다고 할 정도에요. 아주 가끔 일본에 가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 플레이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매력적인 시스템인 것은 틀림없죠.

조기자 : 이런 카드형 게임들.. 외에 대형 체감형 기기라면 어떤 것을 말씀하시나요?

꿀딴지곰 : 아까 말씀드렸었지만, 진짜로 롯데월드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아케이드 게임을 말합니다. 거의 기차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느낌을 주는 그런 체감형 머신들이죠. 절대 집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해주지요. 어떤 것들이 있냐면.. '기동전사 건담 : 전장의 인연' 같은 게임이나 '데드스톰 파이어릿츠' 등의 게임을 들 수 있겠습니다.

(대형 콕핏을 타고 전체 화면을 보며 조종하는 '기동전사 건담 전장의 인연')(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장의 인연'은 아예 기기 안에 들어가서 건담의 파일럿이 된 것 처럼 조종하는 게임이지요. 이 게임의 특징은 단순히 적을 해치우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네트워크로 서로 대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콕핏에 앉아서 건담의 조종사가 되어 보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죠. 대단하지 않습니까? 2007년도 즈음에 일본 오락실에서 직접 해보고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네요.. +ㅂ+

게임 설명을 조금 더 드리면 콕핏 내부에는 2개의 핸들이 있으며 악셀레이션이 있습니다. 화면은 전방, 좌, 우가 보이는 180도 형의 풀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기 간의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최대 8인 대전이 가능하지요.

(기기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앞에 모니터로 구경꾼들이 화면을 지켜본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이야~ 그 유명한 만화 있지 않습니까 '브레이크에이지'!! 그 만화를 연상시키는 멋진 기기네요. 이런 기기가 2005년도에 이미 개발이 되었다니.. 놀랍습니다. (개인적으로 2005년도 동경게임쇼때 본 적은 있습니다만;)

꿀딴지곰 : 맞아요! +ㅂ+ 저도 이 기기 해보면서 그 만화라든가 OVA 메가존23 PART3가 생각이 났어요. 먼 미래에는 이런 콕핏 인터페이스에 '아머드 코어' 처럼 개인이 기기를 커스터마이징 해서 대결하는 게임들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

조기자 : '데드스톰 파이어릿츠'은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대형 해적선을 타고 해적을 잡으러 가는 건슈팅 게임입니다. 실제 물이 출렁이는 것 처럼 배가 출렁이고, 공격 받을때 흔들리고..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지요. 4D 영화를 보시는 감각처럼 오감으로 해적선을 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형 기기이지요.

소형 캐비넷도 있습니다만 이 기기는 대형 캐비넷에서 해야 진국이에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은 1P 유저와 2P 유저가 서로 표적을 같이 맞춰서 쏘면 샷이 강해지는 협력 시스템이 있습니다. 둘이 호흡을 잘 맞춰야 오래갈 수 있으니 커플들이 함께 연습하세요 ^^

조기자 : 하핫. 간단히 스즈키 유 씨로부터 파생되어 국내에서 즐기기엔 쉽지 않은 대형 게임들까지 살펴보았는데요, 몇 개 살펴보지 않았지만, 체감형 게임기란 참 다양한 것들이 많네요. 새삼 체감형 기기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꿀딴지곰 : 그렇죠. 이렇게 여러 체감형 기기들을 보면 볼 수록 만드시는 분들이 '늘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네요. 새롭게 다가가지 않으면 그만큼 흥미를 끌 수 없으니까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체험형 기기들로 인해 유저들이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자넷 : 단돈 500원이나 천원으로 대단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몰락과 함께 과거의 체감형 게임기는 이제 사장되는 추세이긴 합니다. 아예 대형으로 개발된 유원지 타입만 살아남고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게임기들은 갈 곳을 잃고 있죠.

뭐.. VR기기와 함께 부활하는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순간 결심하게 된 것이.. '이런 체감형 게임기를 집에 두자'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꿀딴지곰 : 체감형 게임기를 집에 둔다고요? 흐흐흐 듣던중 참 변태스러운 소리군요.. -ㅂ-+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시는군..)

자넷 : 체감형 게임기들이 한덩치들 하긴 하죠. 하지만 점점 체감형 게임기를 즐길 기회가 사라지고 있으니까 더 늦으면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최대한 작게 분해해서 핵심 부품만 보관하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지요. ^^

조기자 : 헐.. 정말 어려운 길을 선택하신 거네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_); 그럼 자넷님의 멋진 체험형 기기들을 한 번 만나보러 가볼까요?


[자넷님이 구축하신 체감형 기기들을 살펴보자!]

자넷 : 제가 가진 체감형 게임기들을 하나씩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사일런트 스코프' 입니다. 많이들 해보셨죠? 본격 저격 게임이요.

(코나미의 사일런트 스코프. 앞에 있는 총으로 바라보면 저격하는 것 처럼 굉장히 확대해서 보이게 된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그럼요. 잘 알죠. 코나미에서 1999년도에 출시한 게임으로 저격에 특화된 게임이지요. 가정용 게임기로도 대거 출시되었지만, 기판의 퀄리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없지요. 아케이드 기기 크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흐흐흐.. 이 게임기를 집에다 들이셨단 말이죠?

자넷 : ㅋㅋㅋ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일런트 스코프'라는 게임기는 아주 간단하게 분해가 됩니다. 기기 자체를 구한 게 아니고, 기판과 총, IO보드 등을 입수해서 내부에서 조립을 하는 방식으로 세팅을 했네요.

(FX 기판(좌), 보드와 일체를 연결한 세팅 모습(우), 총으로 바라본 화면(아래))(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으핫. 대단하시네요. 다만 선이 너무 많이 나와 있어서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긴 합니다.

자넷 : 물론 정리는 다 되어 있지요. 제가 보통 콘솔버전 처럼 깔끔하게 선을 정리하는 편인데 위에 소개한 사진은 세팅 당시의 사진이어서 그렇습니다 ^^ 여튼 이러한 환경을 갖추면 집에서도 아케이드 게임기용 '사일런트 스코프'를 멋지게 즐기실 수 있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qh4CvMTWKs 여기서 영상을 확인해보세요 ^^ '아 나도 집에 세팅해놓고 싶다'고 생각하시게 될 지도 모릅니다.

조기자 : 흐흐. 다음 게임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자넷 : 흠 어떤 게 좋을까..회심의 작품 '마참'을 먼저 보여드려야겠네요. 나오미용 궁극의 게임 '마참' 입니다. ^^

꿀딴지곰 : 헉 남코의 '마참(魔斬-Flash of the Blade)'... 국내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해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흔치 않은 기기인데, 자넷님은 아예 소장하고 계시다는거군요~ ㅋㅋㅋ 건슈팅 게임 같은 방식인데 건콘 대신 칼을 써서 적의 공격을 방어도 하고 공격도 하면서 진행하는 체감형 사무라이 게임이랄까요. 일본 색이 좀 짙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 칼을 휘두른다라~ 언뜻 보면 '후르츠 닌자' 같아 보이는데요?

(칼을 들어서 휘두르는 마참. 새로운 형태의 체감형 게임이 아닐 수 없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_-;; 헉.. 그.. 그렇게 생각하시면 이해가 더 빠를수도.. ㅋㅋㅋ 칼로 이리저리 일도양단! 하면 되는 게임인데요, 오래 하면 팔이 좀 아프더라구요.. 사실 Wii에 존재하는 레드스틸이라는 게임하고도 비슷한 컨셉이긴 하죠.

자넷 : 사실 이 게임은 집에서 구현하기가 꽤 힘들었는데요, 이유는 저 센서를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제작하려고 했다가, 결국 제작을 포기하고 꽤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해외에서 직접 수입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꽤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었어요. ㅠ_ㅠ

(출처=게임동아)

자넷 : 사진에 나오미1 기판과 센서, 게임화면, 그리고 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 주황색 센서바를 조립하면 자그마치 50kg가 넘습니다. 하얀 부분에 반사 시트지가 붙어있어서 그 시트지 쪽으로 센서가 인식하게 되는데요, 각도가 아주 조금만 틀어져도 인식이 안되는 민감한 녀석이라 정말 구현이 힘들었다구요. ㅜ_ㅠ

조기자 : 이야 정말 대단하네요~ 국내에서 이 게임을 보관하신 분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습니다.

꿀딴지곰 : 실제로 자넷님이 '레트로 장터'에서 체감형 기기를 시연하시곤 했는데, 저도 그때 가서 '마참'을 플레이 해봤지요. 옆에서 지켜보니 가져오는 것 부터 세팅, 철수까지 정말 고생하시더라구요. 새삼 감사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자넷 : 감사는요~ 많은 분들이 함께 체감하면 좋은 거니까요 ^^ '마참'에 대한 영상은 여기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Ii5hk7Bq40

피치 올린 김에 다음 게임도 소개해볼까요?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코나미의 '모캡 복싱'입니다. 직접 모션을 움직여서 복싱을 하는 게임인데, 꿀곰님은 잘 알고 계시죠?

꿀딴지곰 : 으흐흐 이것도 예전에 레트로 장터 가져오셔서 시연하셨잖수? 다만 이 게임.. 아까 그 '드래곤볼' 게임 처럼 온 몸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이라 즐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뭔가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기엔 좀 부끄럽죠 .. (아니 부끄러움은 구경하시는 분들 몫이던가?)

(위의 센서를 통해 동작을 인식, 직접 상대와 대결한다! 원투 원투!)(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호오 이 게임 또 새롭네요. 화면도 세로이고.. 직접 글러브를 들고 권투를 하는 게임인가 보네요.

자넷 : 그렇죠 ^^ 그래픽도 좋고 센서 감도 좋습니다. 저도 구입하기 전부터 꽤 탐을 냈던 게임이에요. '모캡 복싱'은 모션 캡처 복싱의 준말 같은데, 시중에 '모캡 스포츠' 시리즈가 있습니다. [테니스, 야구, 골프 등등…]

꿀딴지곰 : 이 게임이 특이한 것이 그래픽의 향상을 위해 24Khz의 주파수를 지원한다는 점이죠. 모델 기판처럼 24Khz를 지원하기 때문에 특수 모니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이 기판을 구입하실 분이 또 있으려나 싶긴 합니다만, 혹 구현하실 분들은 3모드 모니터나.. 프레임마이스터 같은 컨버터를 꼭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자넷 : 네네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3모드 모니터인 NEC PCTV 455 라든지, 다른 3모드 모니터로 주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어떻게 세팅했는가 하면~

(출처=게임동아)

이런 기판과 센서를 준비해서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센서가 아주 반응 속도가 좋습니다. 고개나 등을 피하면 피하는대로 바로 바로 반응이 되지요. 실제로 권투를 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입니다 ^^

(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이 작은 기판 2개는 뭔가요? 선이 주렁주렁 달려 있네요.

자넷 : 아아 이 것이 글러브에 포함되어 있던 센서를 찍은 사진입니다. 이 것을 들고 휘두르면 오른손 왼손으로 인식합니다. 기판과 센서, 그리고 글러브 센서. 그러면 다 된 겁니다. 바로 플레이가 가능해지지요.

조기자 : 오오 궁금합니다. 영상이 있나요?

자넷 : 플레이 영상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Ys7WAemdiig

조기자 : 이야 이 게임. 영상을 보고 나니 더 재미있어 보입니다. 어느 정도 다이어트도 될 것 같구요.

자넷 : 그렇죠. 처음에는 꽤 운동량이 되었는데, 각 캐릭터들 패턴을 익히다 보니까 손쉽게 이길 수 있게 되어서 점점 운동량이 줄긴 하더군요. 센서와 기판을 구하시면 집에 옷걸이용 행거를 연결해서 구현 환경을 만드실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한 번 도전해보세요. 레프트 라이트 어퍼컷하는 쾌감이 제법 있습니다 ^^

조기자 : 아닙니다. 흐흐. 지금도 와이프 느님께 쫓겨나기 일보직전이거든요. ㅠㅜ

꿀딴지곰 : ㅋㅋㅋ 조기자님도 한계 용량이 다 되셨죠. 사모님의 인내력 폭발직전인 것 잘 압니다. -ㅂ-a

자넷 : 조금 더 가 볼까요?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체감형 게임기는.. '경찰관' 시리즈 입니다. 정확히는 1, 2이지요.

꿀딴지곰 : '더 경찰관'도 가지고 계시군요 ^^ '더 경찰관 : 신주쿠24시'란 2000년에 코나미에서 만든 체감형 건슈팅 게임이지요. 일본에 범죄추적 프로그램 '경찰 24시'가 있는데, 그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고 있어요. 신주쿠 실제 거리를 모험?하며 야쿠자들을 검거하는 게임이라고 보면 되지요. 2는 전작에서 잡혔던 야쿠자가 다시 폭동을 일으켜서, 총 6개 도시로 확장되어 싸우게 되고요.

(경찰24시. 저 앞에 서는 순간 당신은 무시무시한 야쿠자와 대결하는 유능한 경찰이 된다!)(출처=게임동아)

자넷 : 맞습니다. 정확히 알고 계시군요 ^^ 사실 기기의 형태나 발판을 보고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 게임은 앞서 설명드린 '모캡' 복싱과 구동 방식은 완전히 같습니다. 때문에 옷걸이용 행거를 통해 센서를 설치해놓으면 '모캡복싱'과 '경찰관1' '경찰관2' 모두 즐길 수 있게 되지요.

조기자 : 일본에서도 이렇게 센서를 중복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로군요.

꿀딴지곰 : 흐흐.. 온 몸을 활용해서 즐기는 게임으로는 이만한 세팅이 없으니까요. 복싱이나 경찰 모두 적의 공격을 피하고 공격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도 많구요. 기획만 바뀌었다 뿐이니 재활용하는 게 회사 차원에서도 이득이니까요.

자넷 : 이 세팅도 당연하겠습니다만 꽤 힘들었습니다. 기판은 쉽게 구할 수 가 있었는데, 센서만 따로 파는 경우가 없어서 거의 1년 가까이 허비했으니까요. 다만 구할 때는 '경찰관1'과 '경찰관2'가 중복되어서, 센서를 현재는 2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백업해놨다고 할까요 헤헤.

(기판과 총을 연결한 모습(좌), 상단부 센서(가운데), 우측센서(우)(출처=게임동아)

자넷 : 세팅이 힘들긴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면 매우 재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동 영상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확인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VyZvFe4QRBI 그리고.. 더 나아가서 코나미의 쯔루기(Tsurugi)도 한 번 보겠습니다.

조기자 : 쯔루기요? 음 듣도보도 못한 게임이로군요. 칼질 게임?

자넷 : 흐흐. 쯔루기 자체가 일본에서도 많지 않은 게임이었으니까요. 그래도 보시면 기억이 나실지도 모릅니다 ^^ 쉽게 말하자면 먼저 설명했던 '마참' 형 게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것도 ' 후르츠 닌자'의 아케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꿀딴지곰 : 아놔.. 자꾸 후르츠 닌자를.. -_-;; 차라리 인피니트 블레이드라고 해주세요.. 무엇보다 칼이 매우 뭉툭하고 짧죠. 그리고 '마참'도 그렇지만 칼 하면 일본에서는 사무라이가 생각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나 일본색이 짙습니다. 참 마이너한 게임인데.. 잘도 세팅해두셨군요. 자넷님.

자넷 : 네. 체감형 게임기들을 언제 어디서고 생각날때는 해보고 싶다! 했던 것이니까요.

(출처=게임동아)

자넷 : 사진을 보시면 가운데 뭉툭한 것이 칼 입니다. 전혀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 만큼 작고 두루뭉술하게 생겼지요. 그리고 스피커 위에 올려놓은 것이 센서입니다. 이렇게 세팅이 되면 아주 쉽게 집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지요. ^^

조기자 : 음... 아주 '쉽게'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는 거군요~. 아주 '쉽게'...... 기기 가격이 만만치않을 것 같은데 잘도 구하셨네요 허허.

자넷 : 부품이 단품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주로 일본 상가에 아는 분을 통해서, 기기를 통째로 매입한 다음 필요한 부품만 가져오는 식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게 속 편하구요.

조기자 : 센서를 활용한 게임은 이제 얼추 다 나온 것 같은데요 흐흐. 일본에서 조차 흔히 볼 수 없는 게임들을 착착 소개해주시니 뭔가 어리둥절하기도 하고요.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그렇네요. 흠흠.. 이런 센서가 필요한 큼지막한 기기들 말고.. 작게 세팅해서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기기는 없나요?

자넷 : 물론 있지요~. 전부 다 소개해드릴 수는 없고 2개 정도의 게임을 소개해드릴 수 있는데요, 조기자님께서 원하시는 형태의 체감형 기기로는 남코에서 개발한 '메탈호크'와 '탑랜딩'이 적격인 것 같습니다. 먼저 '메탈호크'를 보시죠.

(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메탈호크'는 특유의 아날로그 컨트롤러를 활용해야 하는 게임인데, 컨트롤러 제작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말이죠.

자넷 : 꿀곰님 말씀대로입니다. 한동안 남코 기판의 아날로그 컨트롤러 핀아웃을 알지 못해서 제작이 꽤 힘들었습니다. 구글로 아무리 뒤져도 안나와서, 결국은 기판 판매자 분에게 요청해서 컨트롤러를 만들게 되었죠. 플레이를 해보니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원코인도 했습니다.

조기자 : 크크 의지의 한국인이시네요. '탑랜딩'은 어떤가요?

자넷 : '탑랜딩'도 구동환경을 갖추는 게 만만치않았죠. 잠마규격처럼 보이지만 독자 규격이어서 잠마 변환 하네스가 별도로 필요했습니다. 컨트롤러 연결 하네스도 필요했구요...

(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아니 저것이 컨트롤러 인가요? 자작품 같은데요?

자넷 : 바로 보셨습니다. 대형 체감형 컨트롤러를 그대로 가져오긴 무리였으니까요. 부품만 사다가 자작한 것입니다. 받침대를 삼나무 원목으로 주문 제작했고, 3시간 동안 톱질하고 보수해서 간신히 만들 수 있었죠.

꿀딴지곰 : 으헐. '탑랜딩' 까지 가지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이 게임은 소위 말하는 비행기 이륙 게임이지요. 이 게임도 특이한 24Khz 주파수를 쓰는 게임인데다 '세이브축구'처럼 -5V 전원부가 있어야 사운드가 나오는 기판이라 시스템을 갖추는 게 쉽지 않아요. 저도 실물은 오랜만에 봅니다 ^^

자넷 : 흐흐 칭찬이시죠? 이 게임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에뮬레이터로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감성이 있어요. 그리고 특이한 게임 하나 더 보실까요? '코브라 더 아케이드' 라는 게임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꿀딴지곰 : 아니! '코브라 아케이드' !! 현재 일본에서도 잘 볼 수 없는 게임인데! 원작은 테라사와 부이치작가의 만화인데, 흡사 '시티 헌터'의 사에바료 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금발의 주인공이 등장하죠. 유저분들은 그 주인공이 되어서 적들을 해치우는 체감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점은 이 게임이 카드를 사용하여 상태를 저장하는 형식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이니셜D' 처럼 유명한 게임도 아니어서, 카드 수급까지 곤란해지자 일본에서도 순식간에 사라졌죠. 이 게임도 가지고 계셨던 겁니까? ㅎㅎ

(코브라 더 아케이드(좌), 카드의 모습(우))(출처=게임동아)

자넷 : 맞습니다 꿀곰님. 특히 이 게임은 일정 부분까지 진행하면 반드시 컨티뉴를 해야하는 시스템 덕분에 엄청 욕을 먹었죠; 그리고 이 게임의 위용은 단순히 기기에 있지 않습니다. 무려 38인치나 되는 커다란 브라운관!에 있죠. 이 기기를 집에 들이기 위해서 정말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ㅠ_ㅠ 아파트 위로 올리는 비용만 거의 기기 값이 들어갔지요.

조기자 : 아니 이 게임을 집에 들이셨다고요?

자넷 : 그렇죠. 지금은 감당이 안되어서.. 완벽하게 클리어하고 분해해서 소형화 시켰습니다. 하하. 38인치 640*480 해상도의 CRT 모니터에 건슈팅을 하는 박력은 아는 사람만 아는 희귀한 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브라 더 아케이드의 소형화. 원본 38인치 CRT에서 14인치 CRT로 대폭 축소되었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아 코브라 원 기기를 축소하셨다니 아쉽습니다. 38인치면 어마어마할텐데 말이죠.

자넷 : 사실 소개할 것은 더 많습니다. 각종 레이싱 게임들도 대부분 구현했고 생각이 날 때 마다 집에서 플레이하고 있지요. '이니셜D' 시리즈, '아웃런' 시리즈 등등 정말 시중에 좋은 아케이드 체감형 게임기들이 많거든요. 아무리 콘솔 게임들이 퀄리티가 좋게 나와도 아케이드 버전을 능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꿀딴지곰 : 맞습니다. 그래서 기판 게임에 빠진 사람들은 콘솔 게임을 거들떠도 안보는 경향이 있죠. ^^;예전의 감성도 감성이지만 게임 퀄리티 또한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죠. 다만,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들이는 각종 노력과 보관문제라든가, 금전적인 부분이 넘사벽이라는 게 문제죠. -_-;

조기자 : 그래서 아케이드 게임 기판 수집이 이쪽 분야에서 끝판왕이라고 불리는가 봅니다 ^^ 그중에서도 자넷님 처럼 체감형 게임기 까지 섭렵해가시는 분들은 정말 흔하지 않은데요. 오늘 정말 귀한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

자넷님 : 뭘요. 레트로 게임에 대한 내용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면 전 그것으로 족합니다. ^^ 앞으로도 레트로 장터에 하나씩 체감형 게임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오늘도 두 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 휴우.. 또 꽤나 시간이 지나버려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이 글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출처=게임동아)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출처=게임동아)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