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빅4 모두 “전경련 탈퇴”

이재명기자 , 김지현기자

입력 2016-12-07 03:00 수정 2017-03-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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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9명 國調 청문회 출석
이재용 “삼성 미래전략실 없앨 것” 허창수-이승철 “靑 요청 거절못해”
재단 출연금 관련 대가성은 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이날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창구 역할을 했다. 한국의 1∼4위 그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전경련은 존립 위기를 맞았다. 이 부회장은 또 최 씨 특혜 지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두고 “의혹과 부정적 시각이 많은 만큼 없애겠다”고 해체를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지원한 35억 원대 특혜성 자금과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특검 수사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최 씨를 안 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의원들의 질문은 80% 이상 이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이날 청문회장에 불려 나온 한국의 대표 대기업 총수 9명은 박근혜 정부의 각종 지원 요청에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했지만 대가성은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박 대통령이 ‘문화 융성과 스포츠 발전 등을 위해 삼성이 많은 지원을 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지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14년 12월 박 대통령과 안종범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대통령 안가에서 만났을 때, 안 전 수석이 정 회장과 동행한 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에게 KD코퍼레이션이란 기업을 소개했다고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이 기업은 정유라 씨의 친구 부모 회사다. 최 씨 관련 의혹에 박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얘기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정부 요청이 있으면 기업은 거절하기 힘들다”고 했다. 구 회장도 “(기업은) 정부 정책에 반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0월 국정감사에서 “자발적 모금”을 주장해 온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청와대의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말을 바꿨다. 이 부회장은 “청와대가 여러 가지 세세하게 참여했다는 게 (역대 정부의 기업 모금과의) 차이점”이라고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거의 없었다. 7일 2차 청문회에는 최 씨 등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증인들이 대거 불참을 예고했다. 국정조사 청문회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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