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중미 6개국 FTA 타결… 역대 16번째

신민기기자

입력 2016-11-17 03:00 수정 2016-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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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타이어-냉장고 등 수출시장 확대… 쌀-고추-마늘 민감 농산물은 제외

 한국과 중미(中美) 6개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역대 16번째 FTA 타결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서 중미 6개 나라 통상장관들과 한-중미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대상 국가는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과테말라이다. 협상 개시 1년 5개월 만이다.

 한국과 중미 6개국은 전체 무역 품목 중 95%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타이어 등의 중미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승용차, 화물차 등 자동차는 국가별로 즉시 또는 5∼10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된다. 타이어는 즉시 또는 3∼10년에 걸쳐,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7∼10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진다. 중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의 알로에음료 관세도 즉시 철폐된다.

 한국이 중미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중에서는 커피 원두, 파인애플, 바나나 등의 가격이 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2∼8%인 커피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관세가 30% 정도로 높은 편인 파인애플과 바나나도 각각 7년, 5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진다. 중미 지역은 세계 파인애플 시장 점유율 1위, 바나나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쌀이나 고추, 마늘, 양파 등의 ‘민감 농산물’은 관세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쇠고기는 16∼19년, 돼지고기는 10∼16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한국과 중미 6개 나라 간 교역 규모는 크지는 않다. 지난해 한국의 6개국 수출액은 32억69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5267억5700만 달러)의 0.62%였다. 수입액은 7억84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4364억9900만 달러)의 0.18%에 불과했다.



● 커피 수입관세 즉시 철폐 내년 상반기 정식서명 목표


 하지만 이들 국가의 잠재력은 교역 규모보다 훨씬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경제 규모가 중남미 5위에 해당한다. 또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3% 안팎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남미에 비해 잠재력도 높다.

 중미 6개국이 미국·멕시코와 맺고 있는 FTA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주 장관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미 국가들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미 시장을 선점하고, 북미와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FTA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대중미 수출과 투자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중미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목표로 기술협의와 가서명, 협정문 공개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식 서명을 하더라도 협정이 발효되려면 국회 비준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교역 규모가 작은 데다 개방 품목에 민감 품목이 포함되지 않아 후속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중미 FTA 협상 타결 선언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박 대통령은 19일부터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니카라과에 들러 FTA 협상 최종 타결을 선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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