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논란속… 前現의원 비상장 주식 살펴보니

권기범기자 , 김동혁기자

입력 2016-09-02 03:00 수정 2016-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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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사태 후폭풍]자산 100억… 재산신고는 1억8000만원
여상규 의원 가족 지분 100%… 여상규 “처가에 빌려준 돈 주식으로 받아”
이스타항공 이상직 前의원 자녀… 지주사 소유… 재산등록은 3000만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이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도 ‘가족기업’을 소유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력 인사와 고위 공직자들의 가족기업 운영 행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산공개 의무가 있는 공직자들이 재산공개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도구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1일 본보 취재진이 19, 20대 국회의원들의 비상장 주식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일부 전현직 의원이 가족 전부 또는 일부가 다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사 출신인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과 가족들은 ‘쓰리엠파트너스’라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의 감사 보고서(2014년)를 보면 임대료를 포함해 연간 2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쓰리엠파트너스의 자산 규모는 100억 원가량. 하지만 여 의원의 재산공개 내용에는 부부가 보유한 주식의 액면가를 기준으로 한 금액 1억8000만 원만 올라와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비상장주식은 액면가로 신고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여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처남이 회사 운영을 위해 건물을 매입했고 처가에서 임대업도 해 사실상 처가의 건물”이라며 “처가가 나에게 돈을 빌려 주식으로 대신 갚았고 장인과 장모가 자신들의 지분을 손주들에게 증여해 지금의 형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설립자인 이상직 전 의원의 자녀 2명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지분 68% 보유)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었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4억 원에 달하지만 두 자녀의 재산은 액면가인 3000만 원으로만 신고돼 있다. 또 이스타홀딩스의 사무실 주소로 등록된 곳에는 회사 간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홀딩스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만든 지주 회사이기 때문에 사무실이 딱히 마련돼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의 자녀 2명은 ‘엔팜’이라는 회사의 지분 80%를 나눠 가지고 있다. 부동산임대업과 닭고기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세워진 이 회사의 사무실은 경기 김포시에 있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해당 건물에는 홍 의원이 100% 지분을 보유한 크레치코의 간판이 붙어 있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사실상 함께 운영되며 자녀들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홍 의원은 “엔팜은 크레치코 등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통하는 작은 회사일 뿐 가족회사와는 무관하다. 일감을 몰아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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