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판단에… 여론조사를 주요 근거 삼은 헌재

권오혁기자 , 신나리기자 , 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입력 2016-07-29 03:00 수정 2016-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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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합헌]
“사학-언론에도 法적용 압도적 지지” 구체적 출처-조사 내용은 언급 안해
“他분야보다 부패했다는 근거 없어” 김창종-조용호 재판관 반대의견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에 언론사 임직원과 사립학교 임직원들을 포함시키는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주요 근거로 삼은 것은 여론조사다.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면서 법리 대신 신뢰성이 떨어지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한 것이 적절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국민들은 언론과 교육 분야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고 그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에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김영란법에 포함된 것을 지지하는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여론조사의 출처나 자료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반대 의견에서 “민간 영역 직군들 가운데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김영란법 우선 적용 대상으로 삼아야 될 정도로 다른 직군에 비해 부패했다는 실증적인 조사 결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한 조사 보고를 예로 들며 “방송·통신·미디어 및 교육 서비스업의 청렴경쟁력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나 민간 산업 중 상대적으로 청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헌재 재판관 다수 의견은 민간 부문의 부패 정도도 공공 부문 못지않다는 근거를 외국 연구기관이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국회가 민간 부문의 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의 첫 단계로 교육과 언론을 선택한 것이 자의적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자의적 차별 입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위헌 의견을 낸 김 재판관과 조 재판관은 “법률 어디에도 민간 영역에 관한 김영란법 우선 적용 대상 선정 기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드러나 있지 않다”며 반박했다. 외려 특별법으로 부정부패를 처벌할 정도로 공공성이 강조된 민간 영역의 직군들, 예를 들어 건설산업기본법상의 ‘건설 직군’이나 변호사법상의 ‘변호사’ 등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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