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편견에 맞선 불꽃같은 삶 큰 울림”

손택균기자

입력 2016-07-22 03:00 수정 2016-11-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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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중남미 女대사-직원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展 관람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전을 찾은 로사나 스탄시올라 주한 파나마대사관 수석행정관, 그레시아 피차르도 도미니카공화국대사, 야디라 이달고 데 오르티스 베네수엘라대사, 과달루페 팔로메케 볼리비아대사(왼쪽부터)가 리베라의 유채화 ‘창가의 칼과 과일’을 관람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직 양성 평등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라틴아메리카 사회에서 프리다 칼로(1907∼1954)의 불꽃같았던 삶 이야기가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한없이 크고 강합니다. 작가로서 그림을 통해 이룬 성취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로자니 엘자이크 주한 브라질대사관 문화담당관)

중남미 국가의 여성 대사와 대사관 여성 직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아왔다. 멕시코 미술을 대표하는 두 화가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대표작 150여 점을 소개하는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전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야디라 이달고 데 오르티스 베네수엘라대사, 그레시아 피차르도 도미니카공화국대사, 과달루페 팔로메케 볼리비아대사, 로사나 스탄시올라 파나마대사관 수석행정관은 두 작가의 그림과 더불어 격정적인 인생 역정을 풍성히 담아낸 텍스트 등 다양한 자료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

피차르도 대사는 “이렇게 큰 공간에서 두 작가의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를 얻기는 멕시코 현지에서도 쉽지 않다”며 칼로의 ‘부러진 척추’(1944년), ‘버스’(1929년), 리베라의 ‘이레네 필립스의 초상화’(1955년) 등 여러 작품 앞에서 한동안 발길을 멈추고 묵묵히 캔버스를 응시했다.

오르티스 대사는 “1980년대에 칼로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 마음 깊이 존경하게 됐다”며 “작품과 생활에서 그가 보여준 과단성은 20세기 초반 중남미 여성이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폭풍 같은 그의 열정을 한국에서 다시 확인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했다.

칼로의 작품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소감도 나왔다. 팔로메케 대사는 “20여 년 전 멕시코에 머물 때 멕시코시티에 있는 칼로의 생가 ‘푸른 집’을 방문한 뒤부터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해 탐구하는 일이 필생의 숙제가 됐다”며 “교통사고로 망가진 신체의 제약과 더불어 여성의 사회적 위상과 능력에 대한 구시대적 편견에 치열하게 맞서 싸웠던 칼로의 영혼이 한국 관람객들의 마음에 커다란 울림으로 닿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 6000∼1만5000원. 02-580-130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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