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롯데월드 비리 연루 의혹 기준 롯데물산 前사장 출국금지

김준일기자 , 장관석기자

입력 2016-07-12 03:00 수정 2016-07-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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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MB정부 로비 수사 본격화… 롯데홈쇼핑 강현구 사장 12일 소환
‘최경환, 롯데서 50억 수수’ 보도에… 서울중앙지검 “그런 사실 없다”
최경환, 해당 언론사 명예훼손 고소


검찰이 제2롯데월드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롯데물산 사장 기준 씨(70)를 최근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사업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와 감사원 등에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롯데그룹 로비 수사의 핵심 갈래인 ‘제2롯데월드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롯데케미칼이 국세청과 법원에 허위 회계 자료를 제출해 270억 원대의 법인세를 환급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한 김모 전 재무담당이사를 수사하면서 이 사건에 기 전 사장이 연루된 정황을 확보했다. 기 전 사장은 최근 출국을 시도하다 출입국 당국에 제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 전 사장은 2004∼2007년에 롯데케미칼 부사장과 사장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물산 사장을 지냈다. 검찰은 기 전 사장을 이르면 다음 주 중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기 전 사장 출국금지는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동안 검찰은 롯데그룹의 횡령 배임 수사 외에 이명박(MB) 정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수사가 본격화하는 순서인 제2롯데월드 관련 로비 수사는 자제해 온 것이 사실이다. 롯데건설과 롯데물산이 검찰의 강제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검찰이 기 전 사장의 비리 혐의를 잡고 그를 출국금지하면서 제2롯데월드를 놓고 제기된 각종 잡음에 대한 본격 수사의 물꼬가 트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 전 사장이 이끌던 롯데물산은 공군 중장 출신의 천모 씨(69)가 회장으로 있던 공군 항공기 부품 업체 B사와 2009, 2010년경 13억여 원대 용역 계약을 했다. 특히 기 전 사장과 천 씨가 고교 동문이고, 이 시기 공군 최고위 관계자도 같은 고교 출신이다. 롯데물산과 B사가 용역 계약을 가장한 뒤 이 자금을 공군 고위층에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수년 전부터 사정 당국 주변에서 제기돼 왔다. 그간 과거 제2롯데월드 건설이 번번이 무산됐던 이유는 서울공항에서 발진하는 전투기와 부딪칠 우려에 따른 것인데, 공군 고위층이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하다 경질됐다는 의혹 등 많은 의문점이 불거졌다.

친박계 좌장 격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롯데그룹으로부터 50억 원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한 언론사 보도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10원 한 푼 정치 후원금조차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 의원 측은 이날 오후 해당 언론사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최 의원 50억 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단서를 포착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홈쇼핑의 방송 채널 사용 재승인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12일 오전 10시 강현구 사장(56)을 방송법 위반, 증거인멸, 횡령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조성한 비자금이 미래부나 감사원, 여야 정치인에게 흘러갔는지 확인 중이다.

7일 구속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은 여러 명이 사용하는 혼거실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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