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도키게임즈는 어떻게 '2016 구글 I/O 투어'에 갔을까?

동아닷컴

입력 2016-06-23 16:50 수정 2016-11-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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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라면 자신이 개발한 게임이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는 일을 꿈꾸고는 한다. 특히, 여러 전문가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고,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부터 각종 특혜까지 주어질 경우에는 그 기쁨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사를 누릴 기회는 수요에 비해 지극히 적다.

지난 4월 국내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앞서 설명한 명예와 혜택이 마련된 자리였다. 해당 행사에서는 경진 대회를 거쳐 우수게임 개발사 7곳이 뽑혔으며, 이 중 최우수 개발사 3곳에는 우수게임 개발사에게 약속된 각종 게임 개발 지원 외에 '2016 구글 I/O 투어' 후원 및 광고 영상 제공 등의 특혜가 주어졌다. 그리고 이 최우수 개발사 3곳 중에는 그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오키도키게임즈도 있었다.

오키도키게임즈는 자사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액션 모바일게임 '트윈스타'를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선보였다. '트윈스타'는 좌우로 나뉜 두 라인의 캐릭터를 동시에 살펴보면서 점프 타이밍을 맞추는 독특한 플레이 패턴이 가장 큰 특징이며, 강렬한 네온사인 연출과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게임 화면이 게이머의 시선을 끈다. 또한, 게임의 몰입도를 올려주는 디스코 풍의 배경음악과 20종 이상의 개성적인 캐릭터 역시 '트윈스타'의 경쟁력 중 하나다.

왼쪽부터 오키도키게임즈 주백준 실장, 박종국 대표, 박신우 주임, 송준호 과장 (출처=게임동아)

과연 '트윈스타'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이 게임을 개발한 오키도키게임즈란 과연 어떤 개발사인지, 그리고 영광의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오키도키게임즈의 박종국 대표와 주백준 실장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오키도키게임즈와 구성원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주백준 실장(이하 주 실장) - 오키도키게임즈는 경영 및 운영, 음향 효과를 맡은 박종국 대표를 비롯해 디자인 파트 담당 송준호 과장, 프로그래밍 개발 담당 박신우 주임, 기획, 프로젝트 매니저, 디자인 및 그래픽 보조 등을 담당하는 본인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기획은 서로 협력해서 분담하기도 한다.

사실 오키도키게임즈는 처음부터 인디게임 개발사로 설립된 것이 아니다. 건축 및 인테리어 관련 업종에 10년 이상 활동 중이고, 덕분에 3D 관련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자평할 수 있다. 본인만 하더라도 인테리어 전공에 7년 동안 디자인 사무소를 다녔고, 약 6년간 건축 관련 CG 작업을 맡았다. 송준호 과장은 해외 유학을 통해 영화, 무대와 관련된 디자인을 5년 이상 배웠다. 덕분에 건축업계에선 나름 인지도를 갖췄다. 특히, 박종국 대표는 건축 CG 업무만 15년 경력을 자랑한다.

이 기술력으로 건축 관련 업무만 진행하기엔 아쉽고, 마침 구성원 모두 게임을 좋아해 인디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먼저, 지난 2015년 7월 출시된 액션게임 '리프트카'를 한 달 동안 개발했다. 이후 '트윈스타'를 약 넉 달에 걸쳐 만들었다.

박종국 대표(이하 박 대표) - 디자인 파트에서는 여타 인디게임 개발팀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키도키게임즈 초기엔 게임 개발에 대해 기반 지식이 부족해 내부 조율 등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소중한 직원들이 함께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송준호 과장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임에도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았고, 야근과 주말 근무로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주인 의식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했다. 박신우 주임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며 혼자서 외롭게 일당백의 기세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특히, 영상편집디자인 경력이 게임을 생동감 있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플레이 되도록 다른 프로그래머들과 차별화된 장점을 마음껏 발휘해줬다. 이런 팀원들의 희생과 노력에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Q. '트윈스타'는 어떤 점을 고려해 개발했는가?

A. 주 실장 - 게이머가 좌우의 두 캐릭터를 조작할 때 독특한 느낌을 받도록 신경을 썼다. 또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고민하다가 디스코 풍의 그래픽과 음악을 활용해 분위기를 띄워보기로 했다. 그래서 복고풍 레트로,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이미지 구현에 공을 들였다. 이 밖에 게임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익살스러우면서도 자중하지 않은 듯한 '병맛' 콘셉트를 내세우고 싶어 캐릭터 디자인, 점프 모션 등에도 중점을 뒀다.

박 대표 - 런게임과 리듬게임의 요소를 결합시키려 했다. 다만 리듬게임 요소의 퀄리티를 책임질 음향 효과는 내부에서 전담하기엔 인력이 부족해 외부의 도움을 얻었다. '트윈스타' 음향 효과 검수에는 가수 '싸이'의 밴드 총괄 겸 키보드 담당인 김종익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가 참가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트윈스타 플레이 화면 (출처=게임동아)


Q. '트윈스타' 같은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는가?
A. 주 실장 - 좌우 캐릭터를 따로 조작하는 방식의 경우, 뇌 균형발달 기능성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케첩을 짜는 간단한 게임을 만들다가 더욱 독특하고 재미있으면서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게임을 고민하게 됐다. 이때 공감각을 살리고 런게임 방식에 접목시켜보자는 의견이 나와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후 캐릭터 요소 추가, 신규 아이디어 투입 등을 거쳤다. 또한, 존 트라볼타 주연인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의 느낌을 살려보자는 아이디어도 받아드려 게임 콘셉트가 정해졌다. 오키도키게임즈만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Q. '트윈스타'를 개발하면서 좋았던 일, 아쉬운 일이 있는가?
A. 주 실장 - 먼저, 집중해서 '트윈스타' 개발에 임했으면 더 좋은 게임이 탄생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어 아쉽다. 약 넉 달의 개발 기간에는 '트윈스타'와 무관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발 기간은 약 한 달하고도 보름 정도에 불과하다. '트윈스타'는 겉포장이 잘 됐지만 깊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실하단 생각도 든다. 자투리 시간을 내서 출퇴근 중 가볍게 즐기는 게임을 추구하긴 했으나 그만큼 게이머들이 반복해서 즐길 만한 콘텐츠와 동기 부여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더욱 많은 경험을 쌓고 집중해서 '트윈스타'를 개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트윈스타'를 개발하면서 캐릭터 디자인 활용법이나 애니메이션 기술에 대해 수확이 있었고,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나가 게임 개발론부터 인맥 형성에 이르기까지 좋은 경험을 많이 겪었다. 당장 결정된 일은 없지만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밖에 '트윈스타'를 처음 플레이한 게이머들이 이미 성공했을 것 같단 소감을 남기며 호평을 나타낸 것이 정말 좋았다. '리프트카'는 성공과 거리가 멀었고, '트윈스타' 역시 개발 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나타내 구성원 모두 패배의식, 불안감 등을 느꼈다. 하지만 많은 호평 덕분에 운영, 홍보의 문제였을 뿐 우리가 만든 게임의 퀄리티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키도키게임즈 사무실 (출처=게임동아)

박 대표 -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개발사에 뽑히기 전까지 게임 관련 연락망이나 인맥이 하나도 없어서 조언을 구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마땅치 않았다. 지속적으로 게임에 대해 평가할 지지 게이머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아직 남아있다. 특히,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사들은 서로 친해서 게임 관련 의견 교류와 교차 테스트도 활발해 출시 전부터 게임의 완성도가 높은 경우도 많다. 오키도키게임즈에는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의 인기투표, 전문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서 최우수 게임 개발사 자리를 꿰찼다.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나?
A. 주 실장 - 행사에 나갈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박 대표는 바빠서 발표 자료를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가 경진대회 본선에 오르자 부랴부랴 발표자료를 챙기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기 번호가 뒤로 밀려서 시간을 벌 수 있었으나 반대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불안해져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상황에서 최우수 게임 개발사 자리까지 올랐으니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결혼식 준비 중에 행사장에 합류한 직원은 눈물을 흘리더라. 이번 행사를 계기로 그 직원은 집과 장인어른에게 당당히 게임 개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Q. '트윈스타'를 선보여 최우수 게임 개발사 3곳 중 하나로 선정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박 대표 - 사실 발표 중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 임기응변으로 무마하기에 바빴다. 지금도 무슨 내용으로 발표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만큼 행사 참가 전까지 기대를 안 했었다. 하지만, 국내 정서에 신경 쓰지 않고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이었단 점 덕분에 좋은 점수를 받았단 생각은 든다.

오키도키게임즈 주백준 실장(왼쪽), 박종국 대표(오른쪽) (출처=게임동아)

주 실장 - 경쟁작 대부분은 게임에 재미를 붙이려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트윈스타'는 플레이 직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특징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또한, 발표 내용은 회사에 대한 것보다 게임 내용 소개에 집중했다. 이 밖에 발표 중 박 대표가 오키도키게임즈의 무명, 무경력을 내세워 “진짜 인디”라고 어필한 점이 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밖에 몇몇 게임은 검증된 시스템에 그래픽만 차별화된 느낌을 받았다.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지만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춘 게임이 앞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오키도키게임즈 같은 소규모 개발사도 수상할 수 있으니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생기면 다른 인디게임 개발사들에도 적극 참여를 추천하고 싶다.


Q.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3 업체로 선정돼 구글 I/O 2016에 초청을 받았다. 흔치 않은 경험이었을 텐데 소감이 궁금하다.
A. 박 대표 - 행사 내용이나 자체는 매우 유익했다. 다만, 발표 장소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정원이 다 채워지면 바로 입장이 막혀서 시간을 낭비한 경우도 많았다. 큰 발표장 몇 곳을 제외하면 다 이런 식이었다. 야외에서 열리다 보니 힘도 많이 들었다. 오히려 국내에 남아 중계 영상을 시청한 주 실장이 더 많은 발표를 들었더라. 이 밖에 개발사마다 1명만 참가할 수 있었던 점도 아쉬웠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단 점은 변하지 않으며, 구글도 이런 행사를 처음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Q. 이제 주목받는 인디게임 개발사로서 바빠질 것 같다. 향후 정해진 계획이나 '트윈스타'의 업데이트 예정은 있는가?
A. 주 실장 -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멀티 플레이 지원, 좀 더 리듬게임처럼 플레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게이머가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플레이하도록 캐릭터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강화 요소를 새로 도입하려 한다. 그리고 화면 터치와 누르고 있기 정도의 단순한 조작 체계는 유지하되 같은 조작 법이더라도 캐릭터가 회전하거나 슬라이딩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연출을 선보이도록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싶다. 다만, 이것을 업데이트로 진행할지, 개편된 버전을 따로 출시하면서 기존 버전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에게 보상을 제공할지 등의 세부적인 방법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특히, 서버 개발자가 없다 보니 멀티플레이 구현이 아직 어렵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우수게임 선정 혜택을 통해 관련 강의를 들어봤지만 오키도키게임즈의 역량으로는 도전하기 어렵단 사실을 재확인했다. 좀 더 개발 여건이 나아지면 도전해보고 싶다.

트윈스타 플레이 화면 (출처=게임동아)

이 밖에 만들고 싶은 게임은 많다. '리프트카' 개편부터 클리커 방식의 시뮬레이션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신작을 구상 중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리프트카'와 '트윈스타'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Q. 향후 인디게임 개발에 대한 진로, 가치관, 후발 주자들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듣고 싶다.
A. 박 대표 - 오키도키게임즈는 소규모 게임 개발사지만, 아마 수개월 내에 몇 가지 게임이 출시될 것이다. 오키도키게임즈를 검색하면 참신한 게임 만나볼 수 있으실 테니 생각나실 때마다 검색해보셨으면 좋겠다.

A. 주 실장 - 오키도키게임즈란 게임 개발사를 운영하면서 큰 꿈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게임계의 전체적인 큰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저 좋은 게임을 만들면 게이머분들이 알아줄 것이란 생각만 하고 있다. 게이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임을 추구하고자 한다. 인디게임 정신을 유지하며 긍정에 긍정을 더한다는 회사 이름처럼 긍정적인 역량을 미칠 수 있는 게임을 앞으로도 개발하겠다. 앞으로 게이머들이 오키도키게임즈에 신경을 써주시고 출시한 게임들에 믿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원회 기자 justin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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