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16억명의 눈… 자살예방 나선 페이스북

곽도영 기자

입력 2016-06-16 03:00 수정 2016-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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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산업부
전 세계 16억5000만 명의 가입자가 포스팅을 올리는 글로벌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자살 방지’에 나섭니다.

1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자살이나 자해 가능성을 담은 포스트를 게시할 경우 이를 전담팀에 알리고 함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를 글로벌 확대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게시물 오른쪽 위의 화살표 메뉴를 눌러 ‘깃발’을 꽂으면, 담당 모니터링 팀이 나서 위험도를 판단하고 당사자에게 필요한 대화 방법과 자살 방지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는 겁니다. 페이스북은 수백 명에 달하는 모니터링 그룹을 두고 24시간 실시간으로 이런 ‘깃발’ 게시물들을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12일 총기 참사가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도 페이스북은 ‘안전 확인(Safety Check)’ 시스템을 즉각 가동했습니다. 테러 지역에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주위 사람들의 우려에 응답해 ‘나는 안전하다’는 포스트를 자동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파리 연쇄 테러를 계기로 활성화된 기능입니다.

경찰 당국도, 구조 기관도 아닌 페이스북이 거대 비용을 들여 굳이 이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페이스북은 그 영향력이 확대됨과 동시에 자살과 재해 등 위기 상황에서 파급력이 커져 왔습니다. 최근 여자 친구와 서로를 흉기로 찌르며 동반 자살을 시도한 미국의 한 남성이 페이스북에 숨진 여자 친구 사진을 올린 사건 또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습니다.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SNS 공간인 만큼 비극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셈입니다.

페이스북은 자살 방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우린 이용자들이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살 방지 프로젝트의 리더인 제니퍼 과다뇨 박사는 “페이스북이 여러분의 친구, 가족과 연결돼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1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팔을 걷고 나선 만큼 온라인상의 ‘SOS’가 많은 비극을 막을 수 있게 되길 기원해 봅니다.

곽도영·산업부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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