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 치과교정술 리얼타임 전달자, 채화성 덴티스마일 치과 원장

입력 2016-04-18 15:53 수정 2017-01-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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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창의력 더해 제3의 술기로 재창조 … 개인맞춤형 교정에 쓰이는 재료·기구만 수백 종


개원 치과의사로서 미국의 첨단 치과교정 술기를 선진적으로 도입하고, 독자적인 창의력을 더해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덴티스마일치과를 운영하는 채화성 원장은 최근 연이은 초청강연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3월엔 치과의료기 전문업체인 신흥이 주최하는 ‘데이몬 심포지엄’, 오는 5월엔 오스템 주최 전국 화상 강의, 7월엔 경기대 생명과학과 초청강의 등에 나선다. 치생명과학 원론부터 핫이슈인 치과교정 테크닉까지…. 그의 강의 주제는 광범위하고 초대한 회사 측이 거는 기대도 크다.

채 원장은 2001년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로체스터대 이스트만치과센터 턱관절과(TMJD)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은 후, 2006년 세계 정상급 치과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엔젤레스 캠퍼스) 치과교정과에 미국이 아닌 외국 국적으로서는 처음으로 정식 수련의로 선발됐다. 2008년엔 미국 치과교정 전문의 취득에 필요한 석사과정(UCLA 구강생물학)을 상급생들과 함께 1년 빠르게 취득했다. 그것도 전과목 ‘올 A’의 성적으로 통과했다. 2013년에는 섬세한 교정 테크닉의 최고봉이라고 인정해주는 미국 치과교정학회 디플로메이트(American Board of Orthodontics Diplomate) 자격을 획득했다. 전문의 취득 후 디플로메이트가 되기에는 통상 7년 정도 걸리는 데 그는 4년 만에 해냈다. 그만큼 두뇌도 명석하고 노력이 뒷받침됐으며 교과서에 없는 창의적인 술기로 미국 학계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그는 교정치료의 정석을 추구하되 새롭고 모험적인 것을 시도하는 데 주저함이 없고, 난제를 해결하는 데 매력을 느끼면서 술기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그가 가장 앞세우는 트레이드마크가 ‘개인 맞춤형 교정 테크닉’이다. 가지런한 치열에서 벗어나 가장 많이 이동시켜야 할 치아부터 순차적으로 기울기 2㎜, 20도 이내로 정렬시킨 후 환자의 니드에 맞춰 순측교정, 설측교정, 인비절라인 등으로 해당 치아를 교정한다.

일반적인 치아 교정은 공간 확보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에 대한 이해보다는 거의 모든 치아에 대부분 장치를 붙이고 철사를 계속 바꾸면서 누구에게나 비슷한 치료 방식을 적용하는 대량생산 방식인데, 굳이 이동이 필요하지 않은 치아까지도 치료기간 내내 교정장치에 붙들어매는 과정 탓에 치아의 석회질이 유출돼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거나, 충치·잇몸질환이 유발되거나, 치근이 소실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이에 비해 ‘개인 맞춤형 교정 테크닉’은 기존 치아의 역학관계를 철저히 분석해 교정장치를 장착해야 할 치아를 최소화한다. 또 쓰이는 재료나 기구도 첨단 신소재의 박람회 같은 느낌이다. 예컨대 구강온도에서 원래 기억된 형태로 치열 모양을 잡아가는 형상기억합금 소재의 고정강선, 입천장을 넓혀 궁극적으로 좁은 위턱뼈를 키우는 MARPE(미니스크루지원신속구개확장기, Miniscrew Aided Rapid Palatal Expander) 등을 동원한다.

일반 교정치과에서 쓰는 고정철사의 종류가 10여 가지 안팎에 불과하다면 이 곳은 수십 가지다. 고가의 플래티넘(백금)이 코팅된 고정 철사는 탐날 정도다. 치아 면에 부착돼 치아와 고정강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브래킷도 사이즈와 소재, 강도가 다양하다. 그만큼 정교한 힘 조절이 가능해 치열을 1mm 해상도 수준으로 가지런하게 정렬할 수 있다. 채 원장을 치과에서 만나 개인적인 히스토리와 치료 노하우, 향후 발전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치열교정 전문의가 된 동기는.
“치대 입학 후 생화학·물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치아의 아름다움과 구조, 기능을 모두 추구하는 치아교정 분야에 매력을 갖게 됐다. 건강과 미용을 양수겸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젊은 의학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치아가 어떻게 움직이는 기전에 대한 가설과 이론이 덜 정리돼 분자유전학 수준에서 풀어내야 할 게 많다. 임상 경력이 15년이나 됐고 지금은 당시보다 어려운 난치성 치과질환을 치료하고 있지만 더 어려운 숙제를 풀겠다는 열정은 지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미국 UCLA대 치과병원 엘리베이터 안에는 근대 치과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그린 바디먼 블랙(Greene Vardiman Black)의 격언이 붙어 있었다. ‘전문가의 유일한 특권은 평생 학생일 수 있다는 것(The professional man has no right to be other than a continuous student.)’는 것인데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연구와 공부에서 자아를 실현하며, 이를 통해 환자와 동료에게 유익함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 미국 UCLA대에서 학업성과도 뛰어났다고 들었다.
“UCLA대 교정과에서 공식으로 처음 뽑은 외국인 수련자가 바로 저였다. 비자 발급부터 연수 프로세스 인정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교수님들의 배려로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미국 치과교정 전문의 중에서도 30% 정도만 취득하는 디플로메이트 보유자로서 아름답고 섬세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자부심이다. 전문의 취득 후 4년만에 디플로메이트를 받은 것은 내가 아는 한 UCLA 교정과 동문 중 최단기간 기록이다. 최근 수련의 시절 치료한 케이스로 인증받는 ICE 디플로메이트가 생겼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최단기간이다. 치과교정의 본고장인 미국의 우수한 교정의사들도 디플로메이트 취득엔 보통 7년이 걸린다. 10년쯤 임상경험을 가진 치과의사가 자신의 치료사례 중 좋은 것만을 골라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과 달리 짧은 기간에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교정치료로 수술 못잖은 심미적 효과를 봤다는 환자들의 감사 카드를 종종 받는데 나의 노고를 한 순간에 날려줄 정도로 희열을 가져다준다.”


- UCLA대 재학 시절 잊지 못한 추억도 많을 텐데 하나를 꼽으라면.
“가슴 뭉클하게 진료한 순간이 수없이 많았지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은 짖궂은 성격의 히스패닉 언청이 아이를 치료하던 때다. 그 아이는 뼈이식 수술에 앞서 교정장치를 꼭 달아야 하는데도, 온갖 핑계를 대며 장치를 떼버리기도 하고, 예약 시간에도 걸핏하면 나타나지 않았다. 매번 올 때마다 교정장치가 왜 필요한지 한 시간씩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어느 날부터는 아예 두 달간 연락이 두절됐다. ‘이제 오지 않겠구나’ 하고 화도 났지만 멀리 이사갔다면 인계해 줄 병원이라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소문해보니 아버지가 두 달 전에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았다. 열 살 아이에겐 너무나 힘든 일이겠다 싶어 이후엔 치과에 올 때마다 컴퓨터나 과학 얘기도 해주고, 선물할 책도 준비해 조금이라도 읽어주곤 했다. 마침내 뼈이식 수술을 하는 날, 나는 저녁 아홉시쯤 연구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외과에서 콜이 와서 수술실에 가게 됐다. 아이가 날 찾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내려가니 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닥터 채! 제 손을 잡아줘요’라고 말했다. 떼를 쓰던 아이는 안도하고 수술을 받았고 결과가 좋아 내가 전문의 과정을 마칠 무렵 교정기를 뗄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의 진정이 환자의 마음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최상의 순간이었다.”


- 2010년 귀국한 뒤 문을 연 치과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
“덴티스마일치과(최초엔 덴티스타스마일치과)를 개원해 미국 UCLA대학 교정과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최대한 도입했다. 처음엔 교정치료 위주로 치과를 운영하다가 현재는 심미보철, 임플란트식립, 충치치료 등 종합 치과치료를 모두 수행하는 종합 치과클리닉으로 성장시켰다. 환자 수도 늘었지만 진료기술뿐만 아니라 병원운영 시스템을 배우러 오는 선후배 치과의사들이 많아졌다. 지금은 수련하려는 치과의사들이 상당 기간 대기해야 할 정도가 됐다. 고난도 시술이 필요한 치아교정을 2~3명의 치과의사와 팀워크를 꾸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치료기간 주치의가 바뀌지 않게 하고, 평일은 물론 야간이나 토요일에 환자가 장시간 대기하지 않게 신경 쓰고 있다. 외관이나 서비스는 훌륭한데 진료가 부실하거나, 반대로 전문성은 있는데 불친절한 병원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노하우 전수와 후학양성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남차병원, 신성대 등에 외래 또는 겸임 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겸임교수로 가르치고 있는 신성대 치위생과 학생들을 보면 꿈과 이상을 높이고 싶은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 소문이 나 멀리 중국에서도 환자가 온다 들었다.
“인터넷과 SNS 덕분인지 의료관광에 종사하는 조선족 출신의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맨 처음 환자로 찾아왔고 이후 환자 추천과 입소문으로 매년 입소문으로 광둥성, 상하이 등 중국 각지서 찾아온다. 국내서는 강원도 태백이나 전북 전주 등에서도 인터넷을 보고 찾아온다. 치료비용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여러 방면으로 많이 애쓰고 있다. ”


- 치과가 안정적 기반을 잡았는데도 여전히 연구욕이 강하다.
“토코페롤과 같은 항산화물질이 치아이동을 억제한다는 실험결과를 2011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학술지에 발표했다.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안면균형치료의 심미적 평가법’도 같은 해 논문으로 발표했다. 최근엔 치아이동에 핵심인 저산소상태에서 뼈를 생성하는 단백질 성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처음 발견하는 과학적 사실이어서 흥미롭다. 향후 생체친화적인 치아이동 조절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수련의 시절부터 UCLA대 지도교수와 함께 개발한 MARPE 장치에 대한 한•미(Multicenter) 협진도 기획중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위턱뼈를 신장시켜 성장기처럼 턱교정 및 치열교정치료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좌우 턱뼈 비대칭과 치열이 정반대 방향으로 심하게 기운 고난도 부정교합을 치료해줄 수 있다.”


- 요즘엔 개인맞춤형 치료를 위해 3D 프린터 연구에도 착수했다.
“환자맞춤형 치료를 위해 각자 치아구조 개선에 맞는 고정강선이나 브래킷을 3D 프린터로 사출해 치료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PLA(Poly Lactic Acid) 등의 나노 입자를 활용하여 생체친화적 첨단 신소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구강에 주는 부작용이 덜하고 고정기구의 모형이나 유연성이나 장력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개인맞춤형 치료를 금속재료로 시행할 경우 고정기구를 주물로 맞춤 제작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치과의사가 원하는 디자인의 장치를 소량으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 나노 신소재를 활용하는 나노교정의 재료학적 기초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간단한 장치는 직접 고안, 제작해 임상에 사용하고 있다. 향후 교정과 의사의 교육 커리큘럼에 교정장치를 디자인하는 능력이 필수과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용도특허 출원을 고려하고 있고, 뜻을 같이 할 투자자도 찾고 있다.”


- 일반인이 잘못 알고 있는 치열교정에 관한 인식 중 바로잡고 싶은 게 있다면.
“치열교정은 단순히 용모의 개선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치아배열과 교합이 조화를 이뤄서 기능적으로도 하자가 없어야 한다. 교합의 기준은 이미 미국치과교정학회에서 세계 표준을 확립했고, 국내 교정전문의에게도 필수 교육과정으로 도입됐는데도 보이는 부분만 적당히 배열해 치료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치과가 상당수다. 이런 편법식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치아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고, 결국 다시 원위치로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대광고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몇몇 치과는 이런 행태가 더욱 심하고 교정의가 치료 도중 몇 번씩 바뀌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현명한 환자들이라면 사려 깊게 쳐다봐야 할 부분이다.”


- 향후 개인적인 일정과 치과교정에 대한 철학을 소개해달라.
“작년부터 ‘고난도 치열교정 해결사(Trouble Shooting in Orthodontic Treatment, TSHOT)’란 주제로 덴탈웹진(www.dentalvitamin.com)에 그동안 임상사례를 연재하고 있다. 연재가 완료되면 책을 출간하는 게 최우선 과업이다. 치열교정과 신경생리, 치아주위조직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켜 기초치의학과 임상치의학을 접목시키고 싶다. 임상·교육·연구를 모두 병행하는 것은 시간과 체력 분배가 쉽지 않지만 ‘평생 학생일 수 있는 특권’을 소중히 여기면서 역량껏 후회없이 최선을 다한 교정의사로 평가받고 싶다. 무엇보다도 치아를 생명체처럼, 치아를 담고 있는 악궁(顎弓)을 생태계로 보고 물리학적·생물학적 팩터를 계산해 치아를 어떤 벡터로 잡아당기거나 밀어 완벽에 가깝게 교정할 수 있느냐는 게 늘 흥미진진하다. 퍼즐을 풀 듯 난치성 치열교정 케이스를 해결하는 게 희열을 준다. 선택과 집중, 명석함과 정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풀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결국 답이 나오는 게 치열교정치료의 매력이다. 첨단 치과교정학은 치열의 재배치에 그치지 않고 주걱턱, 좌우 비대칭, 과도한 잇몸노출, 무턱, 사각턱 등을 교정해줄 수 있다. 리스크를 무릅쓰고 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수술을 받기 전에 치아교정으로 할 수 있는 부문은 교정전문의에게 맡기는 게 현명하다.”


채화성(蔡和成) 원장의 프로필
2001년 서울대 치대 졸업
2006년 미국 로체스터대 이스트만치과센터 턱관절분과(TMJD) 레지던트 과정 수료
2008 미국 UCLA대학 구강생물학과 석사
2009년 미국 UCLA대 치과교정과 전문의 수료
2010년 덴티스마일치과 개원(최초 덴티스타스마일치과)
2010년 이후 현재 미국치과교정학회 및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
2010년 이후 현재 대한치과교정학회 국제위원
2013년 미국 치과교정학회 디플로메이트(미국치주학회, American Board of Orthodontics 인증) 취득
2013년 이후 현재 한국임상교정치과의사회 정회원(이사)
2010년 이후 현재 삼성의료원 외래교수(삼성서울병원)
2012년 이후 현재 한림대 외래교수(강동성심병원)
2013년 이후 현재 차의과학대 외래교수(강남차병원)
2016년 이후 현재 신성대학교 치위생과 겸임교수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종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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