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1000조원 시장, 美 성적소수자 잡아라”

박은서 기자

입력 2016-01-27 03:00 수정 2016-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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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산업부
“미국 내 성적 소수자(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총구매력이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과 맞먹습니다. 미국에서 구매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아시안계 시장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KOTRA가 이달 개최한 ‘2016 세계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에서 김종춘 북미지역본부장(뉴욕무역관장)이 귀가 번쩍 열릴 만한 말을 했습니다. 미국 내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소수계 시장, 그중에서도 LGBT 시장을 꼽은 것입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위텍 커뮤니케이션스(Witeck Communications)에 따르면 미국 LGBT의 총구매력은 2014년 기준 8840억 달러(약 1060조8000억 원)에 달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네덜란드의 2014년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8087억9600만 달러(약 970조5552억 원)이니 정말 맞먹는 셈이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전 세계 LGBT의 구매력이 연간 3조 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들의 엄청난 구매력을 가리켜 ‘핑크머니’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LGBT 시장은 2020년까지 1조1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소득수준과 가처분소득이 높다는 점입니다. KOTRA에 따르면 미국 내 동성 부부의 연소득은 11만5500달러로 이성 부부의 평균치인 10만2100달러보다 높습니다. 가처분소득은 4만9000달러로 비LGBT 가정(2만6000달러)의 2배 가까이 됩니다. 동성 부부의 21%만이 자녀를 키우기에 기호성 소비지출의 비중이 높은 것입니다.

시장 가능성을 알아본 기업들은 이들을 향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입니다. 미국 보석업체 ‘티퍼니’가 지난해 1월 남성 동성커플을 광고에 등장시킨 게 대표적이죠. 김 본부장은 “양성평등 문화가 있는 기업 제품이라면 LGBT는 비싸도 살 의사가 있으며, 그들의 친구와 가족까지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시장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편견을 버릴 때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박은서·산업부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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