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眞朴 선거용’ 뒷말 나오는 박 대통령의 기업 방문

동아일보

입력 2015-12-22 00:00 수정 2015-12-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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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삼성그룹이 5년 전 반도체와 스마트폰 이후 한국을 먹여 살릴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선택하고 2011년 설립한 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다.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할 것이 기대된다.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미래의 핵심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삼성의 이번 투자가 우리 제조업의 혁신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다짐했듯 과감한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 지원, 현장이 요구하는 인력 양성으로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것 자체가 국정 방향을 시사하는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런 자리에 얼마 전까지 대통령 곁에서 일하던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내년 총선에 송도에서 출마한다며 참석해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 것은 곱게 보이지 않는다. 17일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의 미국 수출형 훈련기(T-X) 공개 기념식에도 이곳에 출마할 예정인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행사 내내 박 대통령의 옆에서 언론의 플래시를 받았다.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려면 청와대와 경호실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청와대가 제 식구들을 이런 식으로 각별히 배려하니 박 대통령의 기업 방문 진정성은 사라지고 진박(진짜 친박) 선거 운동용이라는 뒷말이 들리는 것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선거의 여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최고 국정책임자다.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마다 총선에서 도와주고 싶은 측근을 곁에 세운다면 간접적 선거운동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서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상징적인 곳을 대통령이 방문해 격려하는 것이 ‘경제 살리기’ 국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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