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25참전용사 공원 쓸고 닦은 삼성전자

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5-10-19 03:00 수정 2015-10-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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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총괄 직원들 보수-청소
기념재단에 100만달러 후원 이어 참전 후유증 치료도 돕기로


16일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삼성전자와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 관계자들이 동상 보수 및 청소 작업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16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백악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막 열리던 시간, 한국인과 미국인 30여 명은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기념 조각과 동상의 먼지를 닦고 있었다. 기념공원의 상징적 문구인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가 적힌 기념판도 먼지가 사라지면서 깨끗해졌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직원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공원을 직접 보수하고 청소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삼성전자가 최근 공원 보수를 위해 기념재단에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후원키로 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미군의 6·25전쟁 참전을 기리기 위해 20년 전인 1995년 건립된 이 공원은 워싱턴 내 대표적인 한국 관련 시설물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18일 귀국한 박 대통령도 방미 첫 일정으로 14일 오전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한미 관계자와 관광객 수는 300만 명에 이른다. 7월에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7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호명식이 총 27시간 50분 동안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들은 공원 보수 작업에 한국 기업이 함께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윌리엄 알리 기념재단 법무실장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이 이렇게 한국전을 잊지 않고 기념하는 작업에 동참한 것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우리의 피와 땀이 섞인 기념공원을 돌보는 일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83세의 고령에도 알리 실장은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눌러쓴 채 직접 공원 내 잡초를 뽑고 전우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를 걸레로 닦아냈다.

삼성전자 측은 100만 달러 후원을 계기로 미국 내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1996년 미 재향군인회에 500만 달러를 후원해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온 삼성전자는 앞으로 전역 군인 치료를 지원하는 ‘피셔 하우스 재단’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참전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전역 군인의 치료를 돕기 위해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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