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열차페리로 유럽연결땐 TSR보다 1000km 짧아 경제적”

박재명 기자

입력 2015-08-20 03:00 수정 2015-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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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해수부장관 인터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장 방문이 잦은 장관이다. 3월 16일 취임 이후 5개월 동안 총 30곳의 항만과 수산시장, 양식장 등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제2수에즈 운하 개통식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이집트를 방문하는가 하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줄어들자 직접 상하이(上海)를 찾아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였다.

유 장관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며 “큰 틀의 정책 역시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구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의 일문일답.

―중국과의 열차 페리를 재추진하자는 의견도 있던데….

“지금은 한국은 물류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 열차 페리 역시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해수부 차원에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에 도입을 추진해 볼 계획이다. 경기 평택시 등지에서 열차 페리를 통해 중국 철도망을 사용할 수 있다면 유럽까지 철도로 가는 거리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한중 열차 페리는 2006년 이후 국내에서 종종 거론되는 물류 혁신안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북한과 철도망을 이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활용해 유럽까지 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횡단철도(TCR) 활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욱 인하대 명예교수 등에 따르면 TCR로 유럽을 갈 경우 TSR보다 연결 거리가 1000km가량 단축된다. 유 장관은 “최종적으로는 북한과의 철도 연결이 중요하겠지만 한중 열차 페리 역시 ‘대안’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12개 항(港)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이나 복안은….

“기존 항만에 해양플랜트, 마리나 시설 등 해양 산업을 결합시키는 ‘해양산업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북항과 인천 영종도 등 5곳은 이미 진행 중이다. 부산의 경우 137개 기업을 조사해 보니 34개 기업이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정부 역시 민간투자를 포함해 2025년까지 항만 재개발에 총 3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창농 귀농과 함께 귀어(歸漁)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젊은이들을 어촌으로 돌아오게 할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의 귀어 자금을 올해 300억 원으로 늘렸다. 금리도 2%다. 수산산업 창업 투자 지원센터 역시 3월 제주와 부산에 각각 마련했다. 다만 귀어할 때 어려운 점으로 신규 전입자의 지역 어촌계 가입이 어렵다는 점이 꼽히는데, 이 부분은 차츰 고쳐 나가겠다.”

―신규 출범하는 국적 크루즈의 내국인 카지노 출입 논란이 뜨겁다.

“우선 국적 크루즈 선을 출범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지난해 한국에 온 크루즈 관광객은 총 105만 명으로 1조2000억 원을 기항지인 제주나 부산, 여수 등지에서 사용했다. 이 수요를 한국 국적의 크루즈로 끌어들여야 한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국적 크루즈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새로 출범하는 한국 선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출입 횟수나 금액 등에 제한을 둔 형태의 내국인 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양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한국 어선의 북한 수역 내 조업이나 명태 복원 사업 등 북한과 협력할 여지는 많다. 다만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도발이 벌어지는 등 폐쇄적인 북한의 태도가 유감스럽다. 장기적으로 직접 대화도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국제기구 등을 통한 간접 대화에 주력할 것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선 1월까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장관의 임기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이다. 한국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 취임 이후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IUU)으로 지정했던 것을 취소한 것과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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