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15대 배치… 기계에 관한 모든 것 ‘상상 제작소’

이샘물 기자

입력 2015-08-20 03:00 수정 2015-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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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현장을 가다]<9>두산 경남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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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창원시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 2층의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터빈 모형과 ‘아이젠(I-GEN) 캠프’라는 글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최상기 센터장은 “I는 아이디어(Idea), 혁신(Innovation), 상상(Imagination), 육성(Incubating)을 뜻하고, GEN은 ‘만들어 낸다(generate)’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혁신, 상상 등을 만들어 내는 곳이라는 뜻이다. 두산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경남도가 힘을 모아 4월 문을 연 이곳은 경남지역이 기계 분야의 성장 거점이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센터 내부에는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공간에 3차원(3D) 입체 도면을 바탕으로 각종 모형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가 15개 배치돼 있었다. 중소·벤처 기업인 등이 자신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적은 비용을 들여 제작해 시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센터에 3D 프린터 활용법을 배우러 온 고민경 씨(29·여)는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혁신적인 기계 산업 요람

11일 경남 창원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찾은 한 청년이 3D 프린터를 살펴보고 있다. 이곳은 누구나 자유롭게 3D 프린터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시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 센터에서는 3D 프린터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활용법 교육도 진행했다. 두산중공업 제공
경남혁신센터에는 중소·벤처 기업인들이 사무실 공간을 6개월간 무료로 빌려 쓰며 연구개발 활동을 하는 ‘인큐베이팅 룸’이 마련돼 있다. 벤처기업 ‘카템’의 이태영 대표(55)는 인큐베이팅 룸에 사람 몸통만 한 바퀴 모양의 모형을 전시해 두고 있었다. 고속철도(KTX)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인 ‘브레이크 디스크’ 모형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개발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제품이지만 한국재료연구소와 함께 약 6년에 걸쳐 개발한 것이다.

이 대표는 4월 경남혁신센터가 주최한 ‘I-GEN 창조경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제품의 혁신성을 인정받았고, 센터에 입주하게 됐다. 그는 “제품 성능을 시험해 본 결과 수입품에 비해 가격은 30% 싸고 수명은 30% 길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 KTX 브레이크 디스크를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대체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 대표는 “보통 중소기업이 영업을 통해 판로를 확보할 때는 담당자와 팀장을 거쳐서 결재권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 이곳에 입주한 덕에 여러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제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혁신센터에 상주하는 공익법무관과 변리사 등으로부터 틈틈이 법률, 회계, 특허와 관련된 상담을 받고 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경남혁신센터는 기계산업 외에도 물산업, 항노화·바이오산업을 또 다른 주력 분야로 삼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세계 최고의 해수담수화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대체 수자원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경남지역에서 자라는 한방약초(산청) 산양삼(함양) 녹차(하동) 버섯(합천) 마늘(창녕) 등 다양한 천연물을 활용해 항노화·바이오 제품 창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차병윤 일본 주부대 응용생물학부 교수(41)도 창원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미더덕과 홍합에 주목해 센터에서 조언을 받으며 건강기능식품 관련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차 교수는 “국내에서 미더덕과 홍합은 대부분 젓갈이나 통조림 등 단순가공품이나 신선물로 판매되지만, 일본이나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를 소재로 다양한 건강식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들에 창업 지원을 하는 것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 센터장은 “창업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강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입주한 중소기업 성산툴스의 이인수 대표(47)는 8년여의 노력 끝에 발전설비 가공에 쓰이는 특수 툴을 개발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성산툴스는 지난달 두산중공업 1차 협력업체로 등록해 납품을 하는 한편, 기술지원 등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 알리고 다녀도 현장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신뢰하지 않아 납품으로 이어지지 않고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센터에 입주해 지원을 받으며 보다 쉽게 판로가 확보됐고, 센터 인력에게 자문해 특허도 2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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