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위기극복” 하나된 노사

강유현기자

입력 2015-07-08 03:00 수정 2015-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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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2개 노조 통합, 임협 사측 위임… 회사는 고용보장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동국제강 본사에서 열린 ‘노사 상생협력 공동선언식’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박상규 동국제강 통합노조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 박성균 전 유니온스틸 노조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회사 경영진과 혁신을 다짐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이 창립 61주년을 맞은 7일 사내 2개 노조가 1개로 통합하며 올해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당장의 임금 인상보다 회사의 위기 극복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근로자들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사의 설명이다. 이에 동국제강은 회사가 직접 고용한 직원 100여 명의 고용을 보장했다. 동국제강이 최근 추진하는 경영 혁신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동국제강은 올 1월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 약 870명, 유니온스틸 600여 명 등으로 구성된 복수노조를 갖게 됐다. 두 노조는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노동조합 대통합 선언 서명식’을 열고 유니온스틸노조를 동국제강노조 부산지부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노사상생협력 공동선언식’을 열고 올해 임협을 회사에 위임했다.

회사는 이에 대해 ‘노사공동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두 회사의 임금체계를 통합해 나가고 미래지향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8월부터 동국제강이 포항 후판 2공장 가동을 중단하지만, 근로자는 당진공장 등으로의 전환배치를 통해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박상규 통합노조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지키고, 철강사업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노조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성균 전 유니온스틸 노조위원장은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가 우선되도록 기득권을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노조는 1994년 국내 산업계에서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다. 유니온스틸노조는 그해부터 임협을 회사에 위임해왔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이날 창립 61주년 행사에서 “통합된 동국제강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해 달라”고 직원들을 독려한 뒤 노조 행사에 참석해 “회사를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경영진에 신뢰를 보내 주신 노조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10월부터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조선 산업이 부진을 겪으며 후판 시장이 공급과잉 상황에 처하자 2012년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장세주 동국제강 전 회장이 횡령, 배임, 상습도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회장직을 내려놓는 등 악재가 겹쳤다.

경영 상황이 악화된 동국제강은 올 초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해 철강 사업을 통합했고, 최근에는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해 4200억 원을 확보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후판2공장 가동 중단으로 후판 사업 적자폭을 1400억 원에서 약 400억 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사장, 부사장, 전무급 임원을 모두 공석으로 두며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 연산 300t 규모의 브라질 일관제철소 상업생산을 시작하면 경영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현지에서 생산된 철광석을 바로 공정에 투입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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