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장미축제’… 100만송이 향연 즐기세요”

조성하 전문기자

입력 2015-05-07 03:00 수정 2015-05-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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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8일부터 38일간 행사… 공개방송-가족영화제 등 열려

‘백만 송이 장미’로 계절의 여왕 5월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에버랜드 ‘장미축제’의 현장 장미원. 8일 개막하는 장미축제는 올해로 30년을 맞는다. 에버랜드 제공
‘100만 송이’ 장미로 상징되는 에버랜드의 ‘장미축제’. ‘계절의 여왕’ 5월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이 축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올해 축제 기간은 8일부터 6월 14일까지.

‘30년’은 여성이 태어나서 엄마가 되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가족 세대). 다시 말하면 3세대가 두루 찾을 수 있는 국민축제로 발전했다는 뜻이다. 에버랜드도 그걸 기념해 올해는 체험형 문화축제로 꾸몄다. 장미원은 ‘8090 라디오 시대’ 최고의 공개방송 무대였다. 그래서 사춘기를 추억하며 딸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개방송 ‘쇼 비디오 자키’(DJ 김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 잔디밭에서 온 가족이 앉아 애니메이션 등 영화(8편)를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제’도 연다. 축제 기간에는 오후 10시까지 개장한다.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우리 놀이문화에 이정표를 세운 기념비적 이벤트다. 우리나라 꽃 축제의 효시였다. 고양 꽃박람회 등 현재 전국에서 연중 열리는 70여 개 꽃 축제의 모델이 바로 장미축제다. 다른 하나는 우리 여가문화에 ‘야간시대’를 열었다는 점. 에버랜드는 장미축제를 계기로 국내 최초로 야간개장을 했다. 야간통행금지는 1982년에야 풀렸기 때문에 당시 우리의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 문화는 빈약했다. 그런 점에서 야간개장은 큰 호응을 얻었다.

에버랜드 역사에 1985년은 의미가 깊다. 1976년 ‘용인자연농원’으로 개원한 지 10주년을 한 해 앞둔 해였다. 적송만 드문드문 서 있던 황폐한 이곳 야산을 수림으로 덮어 후세에 물려주겠다는 뜻을 세운 호암 이병철 회장(당시 삼성그룹 회장·1987년 작고)의 ‘농원’이 막 제 모습을 갖출 무렵이었다. 그중 장미원은 122개 품종 3500그루로 시작했다. 하지만 토질이 생장에 적합하지 않아 땅 밑 1.5m까지 파내고 다른 흙으로 메워 화단을 조성했다. 기후도 좋지 않았다. 겨울마다 얼어 죽지 않게 볏짚으로 싸매야 했다.

그러기를 10여 년. 장미축제는 28종 1500그루가 늘어난 150품종 5000그루로 시작했다. 1985년이었다. 각양각색의 장미가 만발한 장관을 지켜봤을 호암의 심경은 어땠을까. 당시 이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1986년 발간)을 집필 중이었는데 그 심경의 일단을 들여다볼 대목이 있다.

“용인자연농원의 개발을 놓고 개발 초기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의 성과와 평가를 놓고 볼 때 참으로 금석지감이 없지 않다. 농원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돌 하나에도 온갖 정성이 깃들어 있다. 이 푸르고 풍성한 농원의 자연은 후세에의 유산으로 길이 남게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30년간 장미축제 누적 입장객은 5000만 명, 전시된 장미는 6000만 송이나 된다. 이걸 늘어뜨리면 2460km, 면적은 국내 월드컵경기장 10개(7만6000m²), 무게는 1t 트럭(현대차 포터2, 기아차 봉고3) 735대 분량이나 된다고 한다. 장미는 18개국의 670개 품종에 꽃 색깔은 171가지. 독일산 심파지가 가장 많다. 올해는 제일모직 식물환경연구소가 개발한 국산 장미 5종과 2만 개의 ‘LED 장미’(장미모형 조명)도 선보인다.

가족영화제가 열리는 잔디밭에선 8월 23일까지 ‘빈폴아웃도어 캠프닉 빌리지’를 운영한다. 테이블과 의자가 딸린 텐트 30동에서 피크닉 치맥 세트를 제공한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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