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임원실 공간 줄여 복지공간 확대… 농어촌 인재 적극 채용

김유영기자

입력 2015-03-31 03:00 수정 2015-03-31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공기업 업그레이드]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지난해 9월 광주전남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집무실을 절반으로 줄였다. 기존 사옥에서는 122m²였던 집무실 면적은 59m²로 쪼그라들었다. 이전에는 집무실에 회의실이 따로 있었지만, 이를 모든 임직원이 함께 쓰는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본사 이전 후 사장 집무실뿐 아니라 다른 임원과 부서장실의 사무실 면적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직원 복지 공간을 약 10배로 늘렸다.

이 사장은 “공용으로 쓰는 회의실에서 더 많은 직원과 마주칠 수 있어서 직원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다”며 “직원들도 회의 공간과 복지 공간이 늘어나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본사를 이전하면서 ‘스마트워크’도 도입했다. 생산성을 최대로 높여 경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다. 우선 불필요한 회의와 장황한 보고문서, 결재에 걸리는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대면보고는 전자 경영보고로 대체했고 보고 양식을 통일하는 등 회의 문화를 간소화했다. 특히 보고서를 1쪽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보고하게 하는 전자보고 시스템은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해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든 업7무정보를 공유해 업무처리와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전자회의 운영 등 통합 의사소통 체계(Unified Communication) 환경을 구축해 각종 회의자료 등의 정보 공유를 통해 일회성 출력물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민간 분야에 비해 형식과 의전을 중시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업무효율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임직원의 사기와 책임감이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젊은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우선 최근 3년간 채용한 젊은 직원 130여 명을 ‘메가루키(Mega-Rookies)’로 선발해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이들은 농업경제와 식량문제, 농어촌 복지, 기후변화와 물 문제, 남북 농업협력 등 10개 주제로 나눠 그룹별로 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동시에 조직문화를 창의적으로 바꾸기 위한 아이디어도 도출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젊은 사원들이 세운 성장 전략과 경영 혁신 방안을 5, 6월경 경영진과 토론을 거쳐 올해 하반기(7∼12월) 공사의 경영 전략에 반영할 방침이다. 농어촌공사 측은 “젊은 직원들은 위에서 업무가 내려오는 ‘톱 다운’이 아닌 직원 스스로 주도하는 ‘보텀 업 방식’을 선호한다”며 “젊은 직원들을 잘 활용해 경영 혁신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어촌공사는 여성 인재 양성과 양성평등 문화 정착 등 ‘유리천장’ 깨기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조직에 ‘복지여성부’를 만들고 △육아휴직 기간 개선(남성 1년, 여성 3년) △유연근무제 확대(시차 출퇴근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 등 정부의 여성, 가족 친화적 복지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다만 아직도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공사의 전체 인원 중 여성 인력은 13.4%로 정부의 권고 수준(5.2%)을 웃돌지만 관리직인 2급 이상 여성 직원은 5명으로 1%에 그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여성 관리자 비중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회사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여성들이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올해는 신입사원 공채(121명)에 광주전남 학교를 나온 지역인재를 10%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또 농어촌자녀 채용할당제를 통해 지역인재를 적극 채용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혁신도시에 정착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올해 농어촌 주민들을 위한 생활 복지 서비스를 광주전남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농업 관련 행사, 문화행사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예술진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지역을 활성화하는 일련의 활동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광주전남에 이전한 다른 공공기관들과 함께 협의회도 구성했다. 이는 지역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전남도와 광주시, 나주시, 이전을 마친 13개 기관이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협의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 기관은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사업, 지역인재 육성과 일자리 창출,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기관의 성격과 기능의 구분 없이 혁신도시의 성공과 광주전남 지역 발전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