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김무성, 타깃은 최경환?
이현수기자
입력 2015-02-04 03:00 수정 2015-02-04 03:00
[‘증세없는 복지’ 정면 충돌]崔 “증세 고려안해” 입장 견지
崔와 ‘TK맹주’ 경쟁 유승민도 ‘증세없는 복지’에 대립각
여권내 권력투쟁 조기점화 조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약속이라도 한 듯 ‘증세 없는 복지’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겉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책 논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 ‘투톱’ 지도부의 ‘증세 없는 복지’ 비판은 결국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 노선을 밀어붙이는 최 부총리가 실질적으로 현 정부의 ‘경제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한 것도 사실상 최 부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또 최 부총리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좌장이다. 이번 증세 논쟁이 자연스럽게 여권 내 권력 투쟁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 부총리는 연말정산 파동으로 긴급 보완책을 밝힌 직후인 지난달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증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기를 살리면 세수 확보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 유 원내대표와 증세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김 대표 측은 이날 발언이 최 부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표를 얻는 데만 정신이 팔렸던 정치권을 모두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와 함께 최 부총리도 차기를 도모하고 있어 두 사람의 신경전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 또한 대구경북(TK)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라이벌로 꼽힌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박’이지만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와 거리를 뒀다. 반면 최 부총리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수행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崔와 ‘TK맹주’ 경쟁 유승민도 ‘증세없는 복지’에 대립각
여권내 권력투쟁 조기점화 조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약속이라도 한 듯 ‘증세 없는 복지’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겉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책 논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 ‘투톱’ 지도부의 ‘증세 없는 복지’ 비판은 결국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 노선을 밀어붙이는 최 부총리가 실질적으로 현 정부의 ‘경제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한 것도 사실상 최 부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또 최 부총리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좌장이다. 이번 증세 논쟁이 자연스럽게 여권 내 권력 투쟁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 부총리는 연말정산 파동으로 긴급 보완책을 밝힌 직후인 지난달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증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기를 살리면 세수 확보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 유 원내대표와 증세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김 대표 측은 이날 발언이 최 부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표를 얻는 데만 정신이 팔렸던 정치권을 모두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와 함께 최 부총리도 차기를 도모하고 있어 두 사람의 신경전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 또한 대구경북(TK)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라이벌로 꼽힌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박’이지만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와 거리를 뒀다. 반면 최 부총리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수행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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