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한국’ 알리고… 냉각 韓日관계 풀고… 총수들이 뛴다

최예나기자 , 한우신기자

입력 2015-02-04 03:00 수정 2015-07-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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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회장, 세계여행관광協 총회 유치 총력

《 국내 재계 총수들이 ‘관광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나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6년 말 완공이 목표인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개장을 기념해 2017년에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총회의 한국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에 맞춰 한국관광공사와 한일우호교류행사를 개최한다. 》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2017년 WTTC 총회의 한국 개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WTTC는 세계 각국의 항공사, 호텔, 여행사 등 관광 분야 기업과 기관의 대표들이 가입한 민간기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데이비드 스코실 WTTC 회장에게 한국 유치를 직접 제안했다”며 “2017년 WTTC 총회를 2016년 말 완공되는 제2롯데월드에서 열기 위해 공사 진행과 준비 방안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하이엇그룹,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외국에는 다수의 관광 관련 기업 대표가 이 기구에 가입해 있지만 한국에서는 2011년 가입한 신 회장이 유일한 회원이다. 일본은 2012년 도쿄와 센다이에서, 중국은 지난해 하이난 성에서 총회를 연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관광서비스업이 국내 산업 중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라고 여긴다”며 “WTTC 총회를 통해 관광 한국의 위상을 높이면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수익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WTTC 총회를 제2롯데월드에서 여는 것은 신 회장과 롯데그룹이 ‘롯데의 미래’를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있다. 제2롯데월드는 신 회장의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평생 염원을 담은 건축물이며 관광산업은 롯데그룹이 구상하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핵심으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신 회장이 아버지의 평생 염원인 제2롯데월드를 완공시키고 그곳에서 WTTC 총회를 열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이 이미 총회를 연 터라 한국의 개최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WTTC 회원들은 ‘아시아에서 다음은 한국 차례’라고 여기고 있다. 스코실 회장은 “한국의 관광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관광산업 중흥에 한국이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WTTC 총회의 한국 개최 여부는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15년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올해 총회에는 신 회장과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초청을 받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 12일 韓日교류행사 개최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일본 정관계 인사와 관광업 종사자 약 1400명을 초청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12∼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일우호교류행사’를 연다. 박 회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 일본 니카이 도시히로 자유민주당 의원(총무회장), 구보 시게토 관광청 장관 등이 한일 관광 및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박 회장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전국여행업협회장이기도 한 니카이 의원과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니카이 의원과 “정치 문제로 한일 관계가 좋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의견을 모았다. 니카이 의원은 2000년 운수성 대신 시절부터 박 회장과 인연을 쌓아오고 있는 인물이다. 지금은 폐지된 운수성은 항공 해상 육상 등 교통 행정을 담당했다.

이번 행사는 매년 일본전국여행업협회가 일본에서 소속 회원사(약 5700개)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관광 활성화 포럼’에서 비롯됐다. 니카이 의원은 지난해 2월 일본 와카야마에서 열린 제10회 포럼에 박 회장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마침 내년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데 한일 간 문화와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내년 행사는 한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국관광공사는 정관계 인사까지 모두 모이는 ‘한일우호교류행사’로 발전시켰다. 박 회장은 방한단 1400여 명의 항공권을 할인해주는 등 행사 전반을 지원했다.

올해는 박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노선을 취항한 지 25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990년 1월 김포∼나리타 구간을 시작으로 현재 일본 15개 도시에 19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한일 민간 외교 결실로 관광업 관련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번 행사가 냉각된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행업협회 소속 500여 명도 답방 형태로 올해 3월 일본 동북지역을 방문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이때도 항공권 할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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