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 공기업]한국전력공사, 빛가람혁신도시 에너지밸리로 조성

이형주 기자

입력 2014-12-22 03:00 수정 2014-1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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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업 100개 유치 다양한 지원

19일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는 152m 높이로 우뚝 솟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 건물은 광주전남 공동 빛가람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16개 공공기관 중 가장 큰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신사옥이다. 한전 신사옥은 서울 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 17일 문을 열었다. 신사옥은 밤에는 은은한 녹색을 띠며 어두운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신사옥은 빛가람 혁신도시를 에너지 밸리로 만들려는 한전의 꿈을 상징하고 있다. 신사옥은 부지 14만8980m², 연면적 9만8629m², 지하 2층·지상 31층(152m)규모로 건축비 2200억 원이 투입됐다.

신사옥 주통로인 남쪽 출입구 200m는 폭설에도 눈이 쌓여있지 않아 이색적이었다. 그 비결은 남쪽 출입구 바닥에 지하 200m에서 올라온 지열의 따뜻함을 담은 물이 파이프를 타고 돌고 있기 때문이었다. 건물에는 지하 2층에서 지상 31층까지 거대한 공기 통로가 있다. 열 덕트라고 불리는 이 통로는 땅속 일정한 온도의 공기를 건물 곳곳에 퍼지게 한다. 사무실 바닥 25∼30cm 밑에도 작은 공기통로가 설치돼 있다. 김오수 한전 자산관리처 건축차장은 “공기통로가 자연 굴뚝처럼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건물의 또 다른 특징은 전체 벽면에 유리창이 두개 설치된 것이다. 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난방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이중 외피 시스템이다. 남쪽 유리창 두 개 사이에는 거대한 블라인드가 움직이며 냉난방 효과를 더한다.

한전 신사옥은 공기열, 지열, 태양광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로 냉난방을 해 연간 10억 원을 절감한다. 또 이산화탄소를 연간 4600t 줄이는 효자 건물이다. 이 특성 덕분에 신사옥은 신재생에너지 자급률 42%로 국내에서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한전은 빛가람 혁신도시(733만 m²)를 에너지밸리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를 통해 지역사회 공동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본보기로 만든다는 포부다.

에너지밸리(Energy Valley)는 일본의 기업도시 도요타 시나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주·전남권 산업을 연계해 공동발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우선 한전KPS, 한전KDN 등 동반 이전 전력그룹사와 함께 지역 산학연 연구개발(R&D)에 연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사업 등을 발굴할 계획이다. 한전은 광주전남 대학생 연수 확대, 대학원 석·박사 인력 개발참여 확대 등 지역인재 발굴을 지원키로 했다.

한전은 특히 빛가람 혁신도시에 에너지 기업 100개 유치 계획을 그리고 있다. 에너지 기업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와 협력하며 기업컨설팅, 해외수출 한전 브랜드 사용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이 밖에 한전은 전력-정보통신융합기술을 활용해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너지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전남지역 섬들을 에너지 자립 공간으로 만들고 사회복지시설 300곳에 태양광발전을 구축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64)은 “빛가람 혁신도시가 세계 속의 에너지 밸리로 도약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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