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부사장 논란…승무원 감정노동 1위라는데 ‘씁쓸’

백주희기자

입력 2014-12-08 16:28 수정 2014-12-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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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감정노동. 동아일보 DB
항공기 승무원이 감정노동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직업 1위로 꼽혔다. 그만큼 승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가 녹록치 않다는 뜻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해 여객기를 '램프 리턴(활주로로 향하던 중 탑승 게이트로 되돌아옴)'한 사태로 인해 승무원의 감정노동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3개 직업에 종사하는 56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항공기 승무원이 감정노동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직업으로 조사됐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항공기 승무원의 감정노동 강도는 무려 4.70점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홍보 도우미 및 판촉원(4.60점), 통신서비스 및 이동통신기 판매원(4.50점), 장례상담원 및 장례지도사(4.49점), 아나운서 및 리포터(4.49점), 음식서비스 관련 관리자(4.44점), 검표원(4.43점), 마술사(4.39점), 패스트푸드업 종사사(4.39점), 고객상담원(4.38점) 순이었다.

승무원 등 서비스직이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은아 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친절 서비스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MBC '여성토론위드-감정노동자의 눈물'편에서 "감정노동을 가장 많이 하는 직종을 조사해 봤더니 1위가 항공기 승무원이다. 제가 승무원을 5년 정도 했었고 감정노동자를 교육하는 친절 서비스 교육을 15년 정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각각의 직업에 대한 존엄성이 있고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갑과 을이라는 오해를 갖고 있다. (감정노동은) 제2의 노예제도"라며 "친절함은 서로에 대한 배려로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희생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 서로를 인정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재고를 촉구했다.

한편,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미국에서 귀국하기 위해 자사 여객기 1등석에 탑승했다가 한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가 매뉴얼과 다르다며 불만을 표시,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무장에게 책임을 물어 기내에서 내리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활주로로 향하던 여객기가 탑승 게이트로 되돌아오는 '램프 리턴'을 한 것. 해당 여객기는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은 뒤 출발해 예정된 시각보다 11분 지연됐다. 기장이 아닌 조현아 부사장의 서비스 불만 탓에 램프 리턴한 사살이 알려지면서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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