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무심코 조언, 스타골퍼에 2벌타 부과도”

김종석기자

입력 2014-11-19 03:00 수정 2014-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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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기 KLPGA 경기위원장
심판 없는 스포츠 골프의 포청천… 핀 위치 결정-로컬 룰 제정 등 중책
“한국선수들 실력 비해 룰 너무 몰라”


18일 정창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경기위원장(59·사진)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해외 로밍 중이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다. 16일 2014시즌 KLPGA투어가 끝나 멀리 휴가라도 간 것은 아니었다. 12월 12일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GC에서 열리는 2015시즌 KLPGA투어 개막전인 현대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 앞서 코스 답사를 하기 위해 17일부터 출장을 가 있었다. 올해 2월 부임한 정 위원장은 “시즌 동안 울산 집에서 잠을 잔 적이 한 달에 2, 3일밖에 안 된다. 정신없이 1년을 달려왔다”며 웃었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지만 정 위원장을 비롯한 경기위원들은 규칙을 둘러싼 논란을 판정한다. 정 위원장은 경기위원 교육을 책임지는 한편 대회 때 핀 위치 결정, 로컬 룰 제정 등의 중책을 맡았다. 올 시즌 KLPGA투어에 스타들이 쏟아지며 뜨거운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매끄러운 대회 진행을 이끈 정 위원장을 비롯한 경기위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위원장은 “올해 KLPGA투어 대회의 코스 전장을 100∼200야드 늘려 미국, 일본 투어보다도 길게 했다. 홀 위치도 까다롭게 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국내 투어의 간판스타 김효주와 백규정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요행은 아니었다는 의미였다.

정 위원장은 “한국 선수들의 골프 실력은 최정상 수준인데 룰과 매너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한 스타 선수의 아버지가 경기 도중 지나가는 말 비슷하게 조언을 해 2벌타를 부과했다”고 했다. 그는 또 “이쪽저쪽을 다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선수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구력 30년에 베스트 스코어가 69타인 정 위원장은 사업을 하다 골프 규칙의 남다른 매력에 빠져들어 영국왕립골프협회(R&A) 레프리 스쿨에 두 차례 수석 합격했고,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 등을 지냈다. 정 위원장은 “위원장이 된 뒤 골프채를 놓았다. 경기위원들에게도 코스 답사를 나가서 절대 채를 잡지 못하게 했다. 음지에서 고생하는 경기위원들의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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