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首長 문책성 경질… 금감원 人事 후폭풍 불듯

송충현기자 , 정임수기자

입력 2014-11-19 03:00 수정 2014-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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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 금감원장 사임… 후임에 진웅섭 정책금융公 사장

박근혜정부의 두 번째 금융감독 수장에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55)이 내정됐다. 수장의 교체로 금감원은 앞으로 물갈이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59)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원장으로 진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진 사장은 19일 오전 임명장을 받고 곧바로 취임할 예정이다. 금감원장은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장차관급 인사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진 내정자는 포항 동지상고를 잠시 다니다가 중퇴하고 고졸 검정고시를 봤다.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는 건국대 법학과에 진학해 28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의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뒤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대변인, 자본시장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올 2월부터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맡아왔다.

금융위는 “진 내정자는 금융정책과 감독 분야의 업무 전문성이 뛰어나고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폭넓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진 내정자는 성품이 온화하고 소탈해 관료 선후배와 동료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긍정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진 내정자가 금융위에서 오랫동안 일한 데다 관료조직의 인맥이 넓어 금융감독 방향을 놓고 정부와 폭넓은 교감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 내정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식 취임 절차가 끝난 뒤 신임 원장으로서의 계획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정부의 첫 금융감독 수장으로 임명됐던 최 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이임식을 갖고 퇴진했다. 2016년 3월까지인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것이다. 최 원장은 이임식에서 “연이은 금융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후진적인 금융사고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시장이 살아있고 제도가 움직인다는 의미”라며 “감독당국이 참고 견뎌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최 원장의 퇴진을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문책성 경질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동양 사태’부터 올 들어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금감원 직원이 연루된 KT ENS 대출사기 사건, KB금융 내분 사태 등 대형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최 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특히 KB사태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이 조기에 혼란을 수습할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받았다.

수장이 교체됨에 따라 금감원에는 인사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행시 25회 출신인 최종구 수석부원장은 행시 후배가 신임 원장으로 오는 만큼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55세의 비교적 젊은 금감원장이 취임함에 따라 진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은 금감원 임원들도 일부 용퇴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오면 통상 임원들의 일괄 사표를 받아 재신임 절차를 거치고 금감원 조직 개편과 인사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며 “조만간 새 원장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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