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태산인데”…험난한 강원랜드 새 사장 선임

스포츠동아

입력 2014-10-24 06:55 수정 2014-10-2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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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국내 유일의 ‘오픈 카지노’인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해외 복합리조트의 국내 진출, 일본·대만의 카지노 허용 움직임 등 안팎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강원랜드는 요즘 8개월여의 ‘경영공백’을 끝낼 새 사장 선임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사장 8개월 부사장 6개월…경영공백 장기화
임시 주총 앞두고 소액 주주 공모과정에 반발
국감선 직원 해외원정도박 등 기강해이 지적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태산인데….”

국내 토종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 강원랜드의 요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강원랜드는 사장은 8개월, 부사장은 6개월째 공석인 초유의 ‘경영공백’을 겪어 왔다. 최근에야 우여곡절 끝에 새 사장 후보들이 정해져 11월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소액주주가 이런 사장 공모 과정에 반발하며 중지를 요구하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또한 국정감사에서는 수장이 없는 거대 공기업 강원랜드의 ‘기강해이’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 “정치적 내정설 있다”…소액주주 공모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현재 강원랜드의 새 사장 후보에 오른 사람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63) 변호사, 엄기영(63) 전 MBC사장, 권오남(69) 전 GKL대표, 김인교(59) 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등 4명이다. 후보가 정해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네 후보 중 ‘친박인사’로 알려진 특정인물에 대한 유력설, 내정설 등이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종철 강원랜드 소액주주협의회장은 22일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에 “공모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공모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박 협의회장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국정감사에서 ‘도 출신으로 유능한 분을 강원랜드 사장으로 하다 보니 인선이 늦어졌다’고 답변한 것은 정치적 내정설을 뒷받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7일에서 10일 이내에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현재 진행 중인 사장 공모 절차는 중단되고 본안 소송이 진행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3일 “일단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입장이다”며 “만약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 사장 공모 절차가 중단되면 임기가 만료된 일부 임원의 선임이나 각종 현안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국감선 경영공백 ‘모럴 해저드’ 질타…새 사장 선임 시급

올해 매출 예상 1조5000여억원의 거대 공기업 강원랜드의 수장이 장기간 비어 있다는 것은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21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강원랜드 일부 조직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013년에서 올해 9월까지 강원랜드 임직원 징계보고서를 근거로 해외원정도박, 사기도박 연루, 성추행, 용역비 과다지급, 수의계약 논란, 안전사고 등 각종 비리와 사건으로 면직 12명 포함 76명이 징계를 받은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감사내용을 보면 해외원정도박과 사기도박은 고질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사장 등 경영진 공석이 8개월째 이어지니 대책을 세울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국감에서 거론된 일부 직원의 해외원정도박은 대부분 지난해 발생한 사건들이어서 엄격히 따지면 올해 경영진 공백 사태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9월까지 적발된 비리건수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었다는 부분을 보면 기강해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내외적으로 복합리조트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해 미래를 위한 변화가 절실한 강원랜드로서는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kobua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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