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퍼런스 경제효과, 美선 車산업 크게 앞질러

동아일보

입력 2014-10-20 03:00 수정 2014-10-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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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전권회의 계기로 본 국내 MICE산업의 현주소

갈매기 모양 풍선 띄우며 성공개최 기원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하마둔 투레 ITU 사무총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개최지인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에서 부산갈매기 모형의 풍선을 올려 보내며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이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가장 보수적으로 잡아도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 ITU 준비기획단 이상학 부단장의 설명이다. 전권회의가 열리는 약 3주 동안 세계 190개국의 대표단 3000여 명이 참가하는 데다 각종 이벤트로 인한 관광 증가, 수출 효과 등만 따져도 그렇다는 설명이다. 세계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장들이 모두 모이는 부산 ITU 전권회의는 이처럼 단순히 외교, 정책적 의미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20일 개막하는 부산 ITU 전권회의를 계기로 ‘MICE’ 산업이 침체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히든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기업회의(Meeting), 보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통칭하는 MICE 산업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 MICE의 유·무형의 효과들


미래부는 부산 ITU 전권회의를 뛰어난 국내 ICT 기술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보통 상반기(1∼6월)에 서울에서 열던 ‘월드 IT 쇼’를 전권회의 기간에 부산으로 옮겨 개최하도록 했다. 미래부는 또 국내 기업들을 주요 내용으로 한 ‘ICT 성공사례집’을 만들어 북미, 서유럽 등 선진국을 제외한 전 세계 126개국에 발송했다. 한국 IT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기 위한 것이다. 이 부단장은 “해외에서는 한국이 ICT 인프라 강국인 것은 알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부대행사는 100년 만에 한 번 한국에서 열릴까 말까 한 전권회의 개최를 실질적인 국부 창출로 잇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8월 13∼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는 전 세계 122개국에서 5000명 이상의 수학자가 참석했다. ICM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특히 마리암 미르자하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사상 첫 여성 ‘필즈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박근혜 대통령, 잉그리드 도브시 국제수학연맹(IMU) 회장과 함께 여성 3명이 함께 연단에 서는 보기 드문 모습도 연출했다. 이 장면은 ‘서울’과 ‘한국’이라는 이름이 오랫동안 전 세계에 회자되도록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7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스연맹(IGU) 총회에서 중국, 러시아, 노르웨이를 제치고 2021년 세계가스총회(WGC) 유치에 성공했다. 3년마다 열리는 WGC는 세계에너지총회(WEC), 세계석유총회(WPC)와 함께 에너지 분야 세계 3대 총회 중 하나다. 가스공사는 2021년 6월 대구 엑스코에서 5일간 열리는 WGC에 세계 90여 개국에서 2만1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956억 원의 경제적 효과와 1179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 他산업 파급효과도 막대… 컨벤션 기획사 육성해야 ▼


○ MICE 선진국으로 가는 길

MICE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제회의나 전시회 참가자의 지출액이 일반 관광객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전시회(CES) 등 MICE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액이 1061억 달러(2011년 기준)로 780억 달러의 자동차산업을 웃돌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마리나베이샌즈 등 복합시설 구축을 발판 삼아 2012년과 지난해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도 2009년 MICE 및 관광산업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삼고 2018년 GDP의 MICE 산업 비중을 1.5%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회의는 2008년 전 세계 개최 건수의 2.6%에서 2012년 5.4%까지 늘어나는 등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MICE 산업 비중이 여전히 GDP 대비 0.8%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행사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MICE 산업은 호텔업, 외식업, 운송업 등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아 성장의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며 “또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하며 한국의 위상도 높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프라 투자는 물론이고 국제 행사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국내 컨벤션 전문기획사들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 / 세종=문병기 기자 /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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