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글로벌 브랜드전략 가장 성공”

정세진기자

입력 2014-10-15 03:00 수정 2014-10-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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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大 브랜드’ 발표 문지훈 대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라움 갤러리홀에서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주최한 ‘2014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선정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100대 브랜드 선정 기업들이 참석했다. 인터브랜드 제공
“한국 기업 중 최근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 가장 성공한 회사는 기아자동차입니다.”

최근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발표한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문지훈 한국법인 대표(42)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브랜드 가치가 15%가량 오르면서 9계단 상승한 74위를 기록했다. 쉐보레(82위)나 랜드로버(91위)보다도 브랜드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문 대표는 “국내에서 기아차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온갖 고난을 겪은 회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자인이 뛰어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3, K5, K7 등과 같은 통일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면서 아우디의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 영입에 따른 상징성은 브랜드의 가치를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국내 브랜드인 위니아만도의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만도의 뛰어난 냉각 기술력을 부각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과거 딤채의 성공에 의존해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이미지가 희석됐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권에서 단 2명뿐인 ‘세계 100대 브랜드’ 평가위원이기도 한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이을 국내의 글로벌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을 꼽았다. 문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이 100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중국 백화점에 가보면 세계적 브랜드와 별 차이가 없는 대접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방 화장품의 특성을 살리면서 해외 진출을 늘리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브랜드 가치의 변화를 볼 때 올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 업종 브랜드의 평균 가치가 15% 오르고 페덱스나 UPS와 같은 물류회사의 성장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불황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주머니에 여유가 생긴 소비자들이 신규 자동차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온라인을 통해 쇼핑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브랜드 가치의 등락을 볼 때 IT 업종 전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IT 업종에서 서비스 분야가 강화되면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경쟁력을 모두 갖춰야 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의 성장과 노키아, 델, 소니 같은 브랜드의 급격한 추락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SW와 HW 간의 결합이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부 구성원들이 브랜드의 철학을 이해하고 내재화하는 작업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문 대표는 “현대차 브랜드가 2008년 이후 급성장한 것은 내부 직원들이 자사의 브랜드 철학을 이해하고 ‘우리는 도요타를 넘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게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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