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대규모 ‘人事태풍’… 일부선 과열 양상

유재동기자 , 정임수기자

입력 2014-10-13 03:00 수정 2014-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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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둘러싼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치면서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신임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윤곽이 이달 말 드러나고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임기도 올해 끝난다. 장기간 공석인 주택금융공사와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난 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수장 선출이 본격화되는 등 금융계 CEO들의 교체작업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관료 출신 인사들이 배제되면서 민간 출신 후보들의 과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직을 놓고 현재 7명의 후보가 경합 중이다. 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이들 중 4명의 2차 후보군을 가려낼 예정이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KB금융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직 행장이 이례적으로 경쟁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직을 받아들이면서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하 행장을 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신망이 높은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외부 출신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과거 KB금융에 몸을 담았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을 비롯해 양승우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회장 역시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차기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후임도 정해야 한다.

하나금융도 지배구조의 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의 계산대로 내년 초 통합 하나-외환은행이 출범하면 초대 은행장을 뽑아야 한다. 김종준 현 하나은행장은 통합을 전제로 사퇴 의사를 이미 밝힌 데다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민영화가 진행 중인 만큼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과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 회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이 무난하게 은행을 이끌어온 만큼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1년 또는 2년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차기 사장 후보 공모를 마친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는 KB금융 회장 인선 과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던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에서 사퇴하고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도전했기 때문. 김 전 부행장이 차기 사장에 이미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9개월째 비어 있는 주택금융공사도 10일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후보를 모집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새 사장에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하는 한국은행 출신의 김재천 부사장과 이윤희 전 IBK캐피탈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협회장 중에서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과 김규복 생보협회장의 임기가 각각 11월 말, 12월 초 끝난다. 전통적으로 관료 출신이 선임돼온 협회장 자리도 민간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거론되던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이들이 은행연합회장을 놓고 경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생보협회장은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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