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재테크]안전하면서 은행예금보다 높은 금리… 5년쯤 묻어 둔다면 채권매입이 적당
동아일보
입력 2014-10-07 03:00 수정 2014-10-07 03:00
박상진
삼성증권 압구정지점 PB
“안전하면서 은행 예금보다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추천해 주세요.”삼성증권 압구정지점 PB
프라이빗뱅킹(PB)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처음 찾아온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런 상품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많은 고객이 은행 정기예금처럼 투자기간을 1년, 길어야 2년 정도만 생각한다. 몇 년 전에는 1∼2년 만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상품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에서 발행하는 후순위 채권이 있었다. 만기가 짧으면서 수익률은 높았다. 하지만 안전성이 문제였다.
저축은행들이 대거 구조조정 되면서 해당 저축은행 후순위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이 많은 손실을 봤다. 범위를 이렇게 좁히다 보면 사실상 은행 예금만큼 안전하면서 수익률이 더 나은 상품은 없다. 그런 상품이 있다면 시장원리상 은행 정기예금은 없어질 것이 뻔하다.
올해 초 80대 초반의 고객이 찾아왔다. 역시나 안전하면서 기간도 짧고 수익률은 예금보다 높은 상품을 찾았다. 보통의 경우 국채나 지방채권을 많이 소개하지만 기간이 문제였다. 추천한 상품 역시 5년 만기의 연리 3.97% 지방채였다.
당시 1년 만기 은행예금 금리가 3%를 밑돌았기 때문에 안전성과 수익성은 충족하지만 기간이 다소 길었다. 이 고객은 단기 목적 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지만 고령이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기가 짧은 상품을 선호했다.
고객은 지금 금리가 낮아서 나중에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걱정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한 것이다. 당시 1년 은행 정기예금이 3%였다고 가정한다면 지방채와 은행 정기예금의 수익률은 1%포인트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5년이면 5%포인트 차다.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으면 5년간 5%포인트 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만기가 너무 긴 채권에 투자했다가 중도에 매도할 경우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5년 이하의 채권이라면 그런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또 2∼3년을 보유하게 되면 만기가 2∼3년밖에 남지 않아 금리에 대한 민감도는 낮아진다. 잔존만기가 짧아지면서 오히려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는 롤링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추가로 금리가 낮아져 매입 당시보다 채권 가격이 올라간 상황이다. 현재 금리가 지속될 경우 이 고객이 내년 초 채권을 매도하면 자본이득이 발생해 수익률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만기까지 보유해도 약 4%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안전하면서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의 상품은 있다. 다만, 시간과의 싸움일 뿐이다. 지금도 5년 만기 지역채의 금리는 1년 정기예금보다 0.5%포인트 정도가 높은 2.9% 수준이다.
박상진 삼성증권 압구정지점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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