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일류를 향한 기업가 정신… ‘특화’로 고객과 통했다

최윤호기자

입력 2014-10-02 03:00 수정 2014-10-0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 실험동물 1등 오리엔트바이오

㈜오리엔트바이오 가평센터의 무균동물실과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전경(아래 사진). 오리엔트바이오 제공

세계화 시대를 맞아 ‘창의적 기업가 정신’이 화두다. ‘기업가 정신’이란 말 그대로 기업인이 갖추어야 할 건전하고 창조적인 자세나 태도를 일컫는다. 세계적 석학들의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설명을 들여다보면 혁신·창조·도전·통찰·책임·개척·변화·기회 등의 단어들이 빈번히 등장한다. 전 방위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경제도 창의적 리더십을 갖춘 기업가 정신을 부활시키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산업계에서 기업가 정신을 논한다면 빼놓기 어려운 이가 있다. 바로 ㈜오리엔트바이오(www.orient.co.kr)의 장재진 회장이다.

장재진 회장
장 회장은 누구도 관심 두지 않았던 ‘실험동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개척했다. 이후에도 기존 바이오·헬스 케어 회사들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과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며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사업과 사회적 공헌의 연관성을 통찰해 ㈜오리엔트바이오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서는 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불모지에서 기회를 포착하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은 기회를 성공으로 만들었다. 또 남들이 성공했다 말하는 지금도 또 다른 기회를 위해 달리고 있다. 대학 졸업 후 포항제철에서 근무하다가 창업을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뒀을 때 우연히 접한 실험동물에 그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실험동물 시장을 개척하고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유전적으로 컨트롤된 IGS(국제 유전자 표준 실험동물) 생산에 성공했다. 장 회장의 창조적 성과는 연구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의 산물이다.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덕분에 기회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전 세계 실험동물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찰스리버(Charles River) 사와의 제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실험동물의 국제표준으로 불리는 찰스리버에서 먼저 기술제휴를 제안해 왔고, 이를 ‘세계 최고의 실험동물 생산’이라는 꿈으로 이어간 것이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생산하는 IGS 실험동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ICH(의약품국제규제조화회의)가 권고하고 미국 등 선진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찰스리버사의 모체를 공급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적, 환경적, 미생학물적 컨트롤을 자랑하는 이 회사의 실험동물들은 국제적 신뢰도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독보적이다.

이후 중대형 고품질 실험동물 공급 기업인 미국 코반스(Covance)와 또 한 차례 기술제휴로 세계 최고 품질의 비글을 국내에서 생산하면서 실험동물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코반스사의 비글은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국내 공급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리엔트바이오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신약개발 선진국에서 인증하는 실험동물을 생산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본사 내에 위치한 장기이식 연구센터.
실험동물 공급에서 신약개발 인프라 기업으로

㈜오리엔트바이오는 현재 마우스와 랫, 기니피그를 생산하는 경기도 가평센터와 중·대 동물을 생산하는 음성센터 및 정읍센터, 그리고 자회사인 오리엔트캄(캄보디아위치)에서 고품질 실험용 영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가평센터는 국제실험동물관리인증협회(AAALAC)의 완전인증을 받아 동물의 복지와 관리에 대해 국제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며 다른 센터들 또한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이로써 세계 최고 품질의 마우스, 래빗, 기니피그, 비글, 영장류 등 전 임상 시험에 필요한 실험동물군을 모두 갖추게 된 것이다. 성남 본사 소재 기업부설 연구소에서는 랫, 비글 및 영장류 등 소형 동물에서 중·대형동물에 이르는 실험동물과 최신 첨단설비를 갖추고 신약 후보물질 탐색, 안정성 및 유효성 등의 전임상시험서비스(CRO)와 민간 최초의 장기이식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실험동물뿐만 아니라 새로운 질환 모델을 연구하고 임상·비임상시험을 통해 향후 신약개발 회사로 진화할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8년간의 연구 끝에 미국 FDA 인증을 받은 발모제 신약도 개발 중이다. 장 회장은 “실험동물 생산부터 연구개발, 전임상시험 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바이오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즉, ‘고품질 실험동물로 기반을 닦고 신약개발 서포터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오리엔트바이오는 바이오 의약품 연구수탁 대행업체인 제니아를 비롯해 오리엔트전자·오리엔트정공·오리엔트시계·오리엔트비나(베트남)·오리엔트캄(캄보디아)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오리엔트정공과 오리엔트비나는 자동차 트랜스미션과 엔진, 섀시부품을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다. 오리엔트전자도 산업용 전원공급 장치 부품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와 자동차부품, 전자회사는 이종 업종이지만, 사업을 확장한 것은 다른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다. 바이오산업에 도움을 주고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사회에 기여하는 존경받는 기업을 향해

장 회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고 매사 창의적으로 도전하라. 세계 최고가 돼라’는 주문을 한다.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기업 전반적인 업무를 크게 봐야 능동적으로 자기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앞으로 오리엔트 그룹을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장 회장은 특히 신약개발 지원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바이오산업의 최선봉인 만큼 소비자층이 두꺼워지는 것 자체가 건강한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아무리 소명에 의한 것이라 해도 작은 기업이 정부 지원도 없이 성공의 열매를 맺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바이오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규제완화와 물리적 지원책이 절실하다. 극복해야 할 상황이라고 인식하지만, 번번이 발목을 붙잡는 규제와 차별은 아쉽기만 하다.

“아직 스스로를 ‘성공한 기업가’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점이 많아요. 하지만 국제적인 연구시설과 바이오인프라를 칭찬해줄 때는 정말 일할 맛이 나지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로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걸 행운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