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지 말라, 25세 황제 시대… 매킬로이, PGA챔피언십도 제패

이헌재 기자

입력 2014-08-12 03:00 수정 2015-04-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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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R 초반 선두 내줬지만 10번홀 이글… 버디 2개 더하며 미켈슨 1타차 제쳐
브리티시오픈 이후 3연승 기록도


280야드를 남겨두고 친 3번 우드 샷이 날카롭게 공기를 갈랐다. 낮게 날아간 공은 핀 왼쪽 2m 지점에 멈춰 섰다. 침착하게 친 퍼팅은 어김없이 홀로 떨어졌다.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꾼 이글이었다.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458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제96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0번홀(파5·590야드)에서 투 온에 성공한 선수는 한 명밖에 없었다. 이글을 잡아낸 선수도 그가 유일했다. 다른 선수들과는 클래스가 다른 샷을 선보인 그는 우승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주인공은 새로운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였다.

누가 봐도 대단한 샷이었지만 정작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10m가량 낮게 날아갔고, 생각했던 것보다 13m가량 왼쪽으로 날아간 샷이었다.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

1타 차 선두로 라운드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6번홀까지 보기만 2개를 범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예전 같으면 와르르 무너질 법한 상황이었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매킬로이는 10번홀 이글로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탄력을 받은 매킬로이는 13번홀(파4) 버디에 이어 1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3언더파 68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친 매킬로이는 2위 필 미켈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80만 달러(약 19억 원).

지난달 말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PGA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올 시즌에만 메이저 대회 2승을 올렸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더해 메이저대회 통산 4승째다.

매킬로이는 25세 95일 만에 메이저대회 4승을 거뒀는데 그보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에서 4번 우승한 사람은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등 2명밖에 없다. 우즈는 24세 202일, 니클라우스는 25세 76일 만에 메이저 4승을 달성했다.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은 2008년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석권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이후 6년 만이다.

매킬로이는 브리티시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3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도 일궈냈다. 3연승은 2007년부터 2008년에 걸쳐 우즈(미국)가 5연승을 기록한 이후 약 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5월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 파혼한 매킬로이는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결별 이후 출전한 6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이런 여름을 맞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금까지 한 4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오늘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에 US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는 8타 차로 우승했고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도 2타 차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싶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 목표가 생기겠지만 우선 지금은 이 목표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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