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언더도그’가 불리한 환경속에서 승리한 비결은?

동아일보

입력 2014-06-18 03:00 수정 2014-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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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가 강자와 대결할 때 항상 인용되는 이야기가 바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이 스토리는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약자가 자신에 비해 터무니없이 강한 상대와 맞붙는 상황에 늘 인용된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이 전투를 두고 ‘아웃라이어’의 저자로 유명한 맬컴 글래드웰은 다른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서 재미있는 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다윗이 정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나, 다윗은 정말 약자였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다윗이 싸움의 틀을 바꾸면서 사실은 유리한 싸움을 전개했다고 주장한다. 몸집이 컸지만 느리고 굼뜬 데다 눈까지 침침했던 골리앗은 발 빠르고 돌팔매에 능했던 다윗에게 맞히기 좋은 표적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교훈을 도출한 글래드웰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언더도그(약자)’가 승리한 비결을 분석한다.

우리는 자신의 약점과 결점을 상대의 강점과 비교하면서 지레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약점과 결점, 헝그리 정신이 되레 성공의 자양분이 된 사례는 정말 무수히 많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친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언더도그였다. 평발이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2배 이상 뛰었던 박지성 선수도 마찬가지다. 난독증 환자에다 초등학교에서 퇴학당할 정도의 문제소년이었던 게리 콘은 골드만삭스 사장이 됐다.

세계 13위의 경제력을 갖춘 한국도 불과 50년 전에는 언더도그 중의 언더도그였다. 필자가 근무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 역시 자체적인 판매조직이 없고 모그룹이 없다는 약점을 인식하고 치열하게 ‘안정적 운용수익’을 위해 노력한 결과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땅의 수많은 언더도그들은 불리함으로 가득 차 보이는 현재의 경영 환경에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비틀어 보는 데서 변화의 동력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기존 틀을 바꾸는 발상의 전환까지 더한다면 또 하나의 눈부신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 swlee@truston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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