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카스-에일스톤 투톱으로 1위 지킬 것”

동아일보

입력 2014-06-09 03:00 수정 2014-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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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시장 지각변동]<4·끝>장인수 사장의 승부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카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조적이었다. 맛이 부드럽고 청량감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었던 반면, 맛이나 향에서 특징이 적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동아일보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맥주 대전’을 펼치고 있는 3개 회사의 대표적인 라거와 에일 맥주 5개 제품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실시한 결과다.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로 한국 맥주시장을 뒤집어 놓았던 대니얼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은 “카스는 특징이 없어서 너무 쉽게 먹을 수 있는 맥주”라고 다시 한 번 저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카스가 특징 없는 맥주가 된 이유는 생산기술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췄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양념이 진한 한국음식을 먹을 때 반주로 먹거나 소주와 섞은 폭탄주를 먹기에 적합한 맛이라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연구소장을 지낸 박경준 ㈜더한 고문은 “국내 맥주생산 기술은 세계 11개국에서 위탁 생산되는 버드와이저 가운데 국내 생산제품이 매년 품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편”이라며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반영하다 보니 청량감만 뛰어난 맥주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맥주시장에선 오비맥주가 하이트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뒤 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배경에 대해 카스에만 집중한 막강한 영업력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카스의 높은 점유율은 맛의 획일화로 이어졌고 이는 국내 맥주에 대한 불만과 수입 맥주 시장점유율의 빠른 성장, 유통공룡 롯데의 맥주시장 진입과 에일 등 국내 시판 맥주의 다양화라는 ‘맥주시장 지각변동’을 낳았다.

지각변동의 출발점이 된 칼럼의 저자인 튜더 씨도 “한국 맥주에 대한 글을 썼을 때 사람들은 대동강 맥주와 한국 맥주를 비교한 부분만 화제로 삼았지만 사실 나의 타깃은 다양한 제품이 부족한 독과점 시장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로 ‘카스처럼’(오비맥주의 카스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을 섞어 만든 소폭)의 인기에 상당 부분 의존했던 오비맥주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오비맥주는 카스에 집중하는 전략을 당장 크게 바꾸지는 않았지만 하이트진로의 ‘퀸즈에일’에 대항해 에일 맥주 ‘에일스톤’을 내놓는 등 시장 지각변동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에일스톤은 청량감보다 진한 맛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이 제품의 개발을 직접 지휘한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강력한 영업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출시 50일 만에 1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는 실적을 냈다.

오비맥주는 “카스 후레쉬는 한국 대표 맥주로 키우고 에일스톤은 프리미엄 맥주를 선호하는 20, 30대 젊은층을 위한 맥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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