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겸손 vs 능력과시… 직장생활의 성공덕목은?

동아일보

입력 2014-04-15 03:00 수정 2014-04-15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세상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인간관계 규칙들은 간단하지만 효과가 강력하다. ―관계의 본심(클리포드 나스 외·푸른숲·2011년) 》

동료와 함께 일을 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자기 탓을 해야 할까, 아니면 동료에게 잘못을 돌려야 할까. 직장생활 중 쉽게 접하는 딜레마 중 하나다. ‘겸손해 보일 것인가, 유능해 보일 것인가’가 충돌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저자는 실험을 통해 해답을 냈다. 아마존닷컴에서 음석인식을 통해 책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성인식 시스템이 무조건 ‘당신 말을 못 알아듣겠다’는 메시지를 주도록 했다. 그러나 반응 방식은 달랐다. 일부 실험군에게는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도록 설계했고, 다른 실험군에게는 ‘말이 너무 빠르다. 발음을 똑바로 하라’는 반응을 보이게 했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이 두 번째 시스템을 통해 책을 구매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스스로를 낮추는 것보다 상대방 탓을 했을 때 더 좋은 시스템이라고 여긴 것이다.

저자는 컴퓨터에 대한 반응과 사람 사이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직장에서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문제를 동료의 탓으로 돌려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저자는 이 밖에도 27가지 실험을 통해 인간관계의 범주를 칭찬과 비판, 팀 결성, 감정, 설득 등 다섯 가지로 나누고 ‘겸손의 미덕’이나 ‘긍정의 힘’ 등 막연하게 알고 있는 통념을 검증한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왜 회사는 나를 알아주지 못할까’ 혹은 ‘부하 직원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는데 왜 진심을 몰라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이여. 곰곰이 생각해보라. 혹시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자신의 능력을 절하하거나 상대방이 공감하지 못하는 호의를 베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뇌는 맥락보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유념하자.

그렇다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동료만 탓하거나 우울한 사람을 그냥 놔두는 게 답은 아닐 것이니, 인간사 참 어렵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