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자! 한국기업]현대제철, 장보고기지 자재 공급 기술력 뽐내

동아일보

입력 2014-04-01 03:00 수정 2014-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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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건축구조용 H형강 제품을 공급한 터키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 현장에서 세계 최대 높이(322m)의 주탑이 건설되고 있다.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판매를 강화해 철강경기 불황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현재 철강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장기 불황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철강을 많이 쓰는 건설업이나 조선업 등의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범용 제품만으로는 불황을 이겨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미래형 신(新)강종을 개발하고 글로벌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제철은 1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의 제3교량에 후판 4만3000t을 전량 수주했다. 보스포루스 제3교량은 길이 2134m의 초대형 교량이다. 현대제철은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럽 규격을 만족하는 고성능 후판 ‘S460ML 강종’을 대량 공급함으로써 국내 철강제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

보스포루스 제3교량에 적용되는 고성능 후판은 TMCP공법(온도제어 압연 기술)을 통해 영하 5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강도와 용접 성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또 가공성도 매우 뛰어나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건축용 강재시장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건축구조용 H형강(SHN) 부문에서도 국내외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SHN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한국전력기술 사옥 등 국내 대형 건축물뿐 아니라 한국의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에도 적용된 바 있다. 현대제철은 극저온 환경과 강한 외부 충격 등에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SHN 약 1000t을 장보고기지에 공급했다. 남극처럼 추운 곳에서 초속 65m 이상의 강풍으로 인한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일반 강재의 경우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의 H형강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제품은 또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도 공급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미 플랜트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남미 지역에선 대부분 미국 강재규격(ASTM)을 주로 사용해 왔다. 보고타 발전소 측은 현대제철 SHN의 뛰어난 내진 성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아프리카 시장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가나 타코라디에 건설하고 있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국내 최초로 고성능 콘크리트용 봉강을 공급하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철강 경기 불황 속에서도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내부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정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현지 고객의 입맛과 특성에 맞는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기술력을 세계에 널리 알려 철강경기 불황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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