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LNG 운송사업 1조1000억에 판다

동아일보

입력 2014-02-13 03:00 수정 2014-02-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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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IMM’ 우선협상자 선정
3조3000억 조달 자구안 일환… 매각 성사땐 당장 급한 불은 꺼


현대상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을 1조1000억 원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LNG선 ‘현대테크노피아’호. 현대그룹 제공
현대상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부문을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인베스트먼트에 1조1000억 원에 매각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현대그룹이 3조300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자구안의 일환이다.


○ 알토란 사업 매각


현대상선은 12일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과 관련해 IM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LNG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IMM은 6일 인수의향서에서 1조1000억 원을 써냈다. 현대상선 측은 “실사를 거쳐 상반기(1∼6월)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이번 매각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그룹이 보유한 현금 6000억 원에 더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벌크선 사업부문에 속해 있는 LNG 운송사업은 2012년 매출이 2800억 원으로,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3.5%에 불과하지만 알짜 사업이다. 현대상선은 한국가스공사와 최장 2028년까지 장기 운송계약을 맺는 등 배 10척으로 연간 국내 LNG 수요량의 약 20%인 730만 t을 수송해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LNG선 부문은 화주(貨主)가 일정 수준 마진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안정된 이익이 보장되는 알토란 같은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1, 2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벌크선 사업부문 일부를 PEF로 넘기게 됐다. 지난해 말 한진해운은 벌크선 사업부문을 분사한 뒤 지분 일부를 한앤컴퍼니에 넘겨 3000억 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경기가 나아지는 상황에서 추후 두 회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매각한 사업을 되찾아올 가능성도 크다.


○ “수익형 사업구조 만들어야”


이번 매각을 통해 현대그룹은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올해 안에 만기가 되는 현대상선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규모는 약 8200억 원이다. 이 중 4월 만기인 회사채 일부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박스 1만8097대를 매각해 563억 원을, KB금융지주 주식 113만 주를 처분해 465억 원을 각각 확보했다. 지난달엔 6개월 이내에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매각해 93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상반기에 부산 남구 용당동 컨테이너 야적장을 팔아 700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측은 “지난해 12월 이후 총 1조4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를 특수목적회사(SPC)에 넘긴 뒤 산은 사모펀드본부(산은PE)가 이를 인수해 매각하도록 할 계획이다.

8조 원에 이르는 부채와 1000%대에 달하는 부채비율, 사업구조 재편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구안과 별도로 올해 안에 노선 다변화 및 효율화, 대형 선박 운영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등으로 안정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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