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5원→405원… ‘롤러코스터’ 정치테마株

동아일보

입력 2014-01-14 03:00 수정 2014-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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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관련 147개종목 분석… 최고가 대비 평균 48%나 폭락
49개 종목은 불공정거래 적발


지난해 6월 18일 코스피시장에서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호재는 단 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이었다.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이 노 전 대통령의 디스크 수술을 집도했던 우리들병원 관계사라는 이유만으로 이들 주식이 ‘문재인 테마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주식 1주당 주주가 70번 이상 바뀐 이른바 ‘손 바뀜’이 심한 종목이었다. 대선 바람으로 주가가 요동치자 단타 매매를 노린 투기세력이 몰렸기 때문이다. 우리들생명과학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2월 중순 역대 최고가(3985원)를 찍은 대표적인 ‘정치 테마주’였지만 총선과 대선이 끝나고 13일 현재 주가는 10분의 1인 405원에 불과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선후보의 윤곽이 드러난 2012년 6월 1일부터 대선 1년 후인 지난해 12월 20일까지 주가를 분석한 결과 18대 대선 관련 정치 테마주 147개 종목의 주가는 최고가 대비 평균 4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정치 테마주 3개 중 1개꼴로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

이 가운데 ‘문재인 테마주’로 불렸던 우리들생명과학(―89.3%) 우리들제약(―88.0%) 위노바(―87.3%)와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미래산업(―85.8%) 에듀박스(―80.2%) 등 6개 종목은 80%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당 경선이 끝나고 후보 출마 선언이 있었던 2012년 9월 147개 정치 테마주의 주가는 석 달 전보다 평균 62.2% 상승해 ‘최고치’를 보였다. 이때 적자 상태였던 ‘실적 부진주’ 79개 종목의 상승률이 39.2%로, 흑자를 보였던 ‘흑자 지속주’ 상승률(23.0%)보다 높은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이들 정치 테마주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대선 전날에는 2012년 6월 대비 주가 상승률이 0.1%에 불과했다. 특히 실적 부진주는 ―6%로 고꾸라졌고 지난해 말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적과 무관하게 대선 루머만으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여기다 주가 조작 세력 등이 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치 테마주 147개 중 49개 종목(33.3%)에서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됐다. 피해 규모만 660억 원에 이른다. 8차례나 불공정거래 조사에 오른 종목도 있었다.

금감원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또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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