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한가운데 ‘나홀로 고층 아파트’ 안짓는다

동아일보

입력 2013-12-30 03:00 수정 2013-12-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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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괴산군 등 3곳과 ‘행복마을권’ 시범사업 추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국 군 단위 소도시에 각종 기반시설과 함께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행복마을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기존 ‘고층 나홀로 아파트’ 중심의 건설사업에서 벗어나 마을과 연계해 주택을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LH는 충북 괴산군, 전남 함평군, 경북 청송군 등 3개 군과 행복마을권 기본협약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LH가 읍면 소재지에 처음 적용하는 ‘선(先) 마을계획, 후(後) 주택건설’ 사업이다. LH는 그동안 지역 여건과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정책과 공급량에 따라 입지별로 동일한 방식으로 아파트를 공급해 왔다. 이에 따라 마을 한가운데 덩그러니 고층 아파트만 홀로 지어져 미관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사업은 기존 마을과 연계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행정, 교육시설 등이 갖춰진 읍면 소재지와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저층 50∼150채 규모의 공동주택을 공급하게 된다. 특히 LH는 공동주택을 건설하기에 앞서 지역 주민과 협의를 통해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과 복합주민센터, 가로등 정비, 골목길 조성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주택 유형과 규모는 수요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행복마을에는 장기임대주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입주하되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홀몸노인 등 사회취약계층도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괴산군 등 3개 군은 의회 협조로 사업비 10% 안팎의 보조금을 LH에 지원해 용지 매입, 마을 계획 수립에 보탠다. 지자체가 LH에 보조금을 지원해 주택건설을 추진하는 첫 사례다. LH는 1차로 3곳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내년부터는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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