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정비센터, 내곡지구 입주민들 “갈 데까지 가보자”

동아경제

입력 2013-12-13 16:21 수정 2013-12-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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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곡지구 입주 예정자 제공
1300여 세대가 들어서는 서울 내곡동 보금자리주택단지에 대규모 아우디 정비공장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연일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14일에는 아우디코리아 서초동 매장 앞에서 수백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장설립허가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도 준비하고 있어 갈등은 더욱 확신될 조짐이다.


좌측이 내곡 3단지, 우측이 아우디A/S 센타 공사 현장, 야산 바로 뒤쪽이 유치원, 초등학교.

# 주민들 “공장 허가 취소될 때까지 싸우겠다”


내곡지구 입주예정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과 초등학교부지 바로 옆에 대규모 정비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행정기관은 당장 허가를 취소하고 아우디도 정비공장 설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우디 측은 “적법한 허가절차를 거쳐 정비공장을 짓고 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공장 설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코리아 딜러인 위본모터스 지난 10월 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368번지 일대에 지하 4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9440.5㎡ 규모의 ‘아우디센터강남’을 착공했다. 내년 10월 완공될 예정인 센터에는 신차 및 중고차 전시장과 작업대 64개를 갖춘 대단위 정비공장이 들어선다. 이는 아우디코리아의 정비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비공장이 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35m정도 떨어져 있어 수업에 지장이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유해물질로 학생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아우디 도장수리에 쓰이는 독일 PPG사의 페인트 성분을 분석했는데 1급 발암물질이 섞여있었다”면서 “이런 정비공장이 초등학교와 아파트단지에 들어서는 것이 가당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내곡지구 3단지 앞, 유치원 초등학교에 근접한 주차장 용지(지도상 주2)에아우디 서비스 센터 건립 공사중
# “어떻게 허가 났나?” 의혹 제기


주민들은 허가과정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녹지 경관지구였던 용지가 어느 날 종교부지로 바뀌고, 얼마 뒤 다시 주차용지로 변경된 점과 주차용지를 설계변경 해 2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올 수 없는 초대형 정비공장을 건립하는 과정이 모두 수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학교로부터 200m 이내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유해시설이 들어올 수 없는데도, 아우디가 학교에서 불과 5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정비공장은 짓는 것은 학교보건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공장설립이 취소될 때까지 아우디 불매운동과 함께 반대운동을 벌연간다는 계획이다.

한 주민은 “정비공장 허가 및 건립과정이 모두 석연치 않다”면서 “사법당국에서 불법·편법적인 사항이 없었는지 세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우디 측 “법적으로 문제없어 사업 진행”


이에 대해 위본모터스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위본모터스 관계자는 “국내 아우디 고객들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센터를 짓고 있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관리해 센터 밖으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점점 확대되면서 토지를 매각한 SH공사와 정비공장 설립을 허가해준 서초구청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하지만 두 기관은 문제점은 인정하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 SH공사와 서초구청, “문제는 있지만 적법 절차 거쳐”


SH 관계자는 “우리는 학교시설을 짓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고 일부 녹지 용도를 변경해 매각한 것 뿐”이라며 “자동차 정비공장 허가를 내준 것은 서초구청”이라고 떠넘겼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법적인 요건이 맞는 민원이 들어오면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면서 “애초에 녹지를 주차장용지로 바꾼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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