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그로프스 CEO “한국인, 가파른 산길 단시간에 주파… 그 특성을 살릴 아웃도어 선보일 것”

동아일보

입력 2013-12-09 03:00 수정 2013-1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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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브랜드 ‘하그로프스’ 바르샬로브스키 CEO 북악산 산행
“2014년 봄여름에 림시리즈 출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북악산 산책로에서 스웨덴 아웃도어브랜드 ‘하그로프스’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바르샬로브스키 씨가 한국 아웃도어 시장의 특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북악산의 윤동주문학관 옆길. 나무 계단을 오르던 등산객들이 멈칫했다. 덩치 큰 파란 눈의 외국인 남성이 옆을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기 때문이었다.

이날 등산로에서 산행을 하며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바르샬로브스키 씨(42)는 “한국 등산객들은 산길에서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서로 인사를 나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그로프스는 1914년 배낭을 만들기 시작해 올해 출범 99년째를 맞은 스웨덴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한국 시장 진출 1주년을 맞아 방한한 바르샬로브스키 씨는 1박 2일의 짧은 일정 중에도 산을 찾았다.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한국의 산과 등산객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르샬로브스키 씨는 “한국과 유럽은 아웃도어 소비 형태가 다르다. 한국 소비자들은 한 가지 제품으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며 등산 때 입는 옷과 캠핑 때 입는 옷의 구분도 불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인들은 3, 4일씩 낮은 언덕길을 걷는 ‘트레킹’을 즐기지만, 한국인은 가파른 산길을 몇 시간 안에 오르는 격렬한 활동을 선호한다”면서 “그래서 한국인이 유럽인보다 전문가용 장비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그로프스는 이런 한국 시장의 특성에 맞춰 기능성을 충분히 갖추고도 가벼운 ‘림(LIM)’ 시리즈를 내년 봄·여름 시즌에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6년까지 현재 3% 정도인 하그로프스 전체 매출 중 한국 매출의 비중을 8%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바르샬로브스키 씨는 “편집매장 중심의 유럽식 유통 전략 대신 가두매장 중심 전략을 도입하고, 한국인 성향에 맞는 제품을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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