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인정 받는 무인기 개발 선두주자

동아일보

입력 2013-10-31 03:00 수정 2013-10-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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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DEX 2013’ 防産 창조경제의 주역들]<3>대한항공
수직이착륙 무인기 성공 이어… 10km 상공서 200km밖 표적 감시
중고도 무인정찰기도 완성 단계


대한항공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틸트로터 방식의 수 직이착륙 무인항공기 KUS-TR. 대한항공 제공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각축장인 세계 무인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KUS-TR’가 시험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틸트로터(tilt-roter·프로펠러가 이착륙할 때는 수직으로, 비행할 때 수평으로 전환)’ 방식의 신개념 무인 실용기를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무인기를 개발한 대한항공은 1976년 500MD 헬기 생산을 시작으로 국산 항공기 제작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1980년대 국산 전투기 제작 과정에서 축적한 항공기 설계와 개발기술을 바탕으로 UH-60 헬기의 부품 제작과 최종 조립, 시험비행까지 완벽한 국산화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KUS-TR를 비롯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무인항공기 개발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2004년부터 무인기 연구 개발에 착수한 대한항공은 2007년에 ‘KUS-7’, 2009년에 ‘KUS-9’이라는 고정 날개형 무인기를 잇달아 개발했다.

이번에 시험비행에 성공한 KUS-TR에 적용된 틸트로터 기술은 초정밀 첨단 제어능력이 요구된다. 미국도 이 기술로 유인기는 개발했지만 무인기는 아직 실용화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내년부터 시장이 원하는 성능과 장비 등을 갖춘 KUR-TR의 양산모델을 만드는 체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인 ‘KUS-DUAS’도 내년 중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이다. 이 무인기는 육군과 해병대 사단에 실전배치돼 주·야간 감시정찰과 적 표적 획득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좁고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야전 현장을 고려해 차량 발사대에서 손쉽게 이륙할 수 있고, 비상시 낙하산을 펼쳐 착륙할 수 있다. 기체의 95% 이상이 복합 소재로 제작돼 가볍고, 첨단 비행조종컴퓨터로 작동해 신뢰성과 임무 성공률을 높였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등 전략표적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중고도 무인정찰기 ‘KUS-15’도 개발 중이다. 이 무인기는 10km 상공에서 장시간 체공하며 200km 떨어진 지상표적의 움직임을 샅샅이 볼 수 있다. 민수용으로 개조하면 광대역 해상감시와 국경 감시, 환경재해 예방 임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정비 및 개조 분야에서도 독보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1978년부터 한국군 항공기는 물론 미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를 비롯해 3500여 대의 항공기를 정비하거나 개조했다. 이를 통해 태평양 전역에서 운용 중인 미군의 전 기종 항공기를 정비 및 수리할 수 있는 동아시아 최대의 군용기 종합정비기지로 성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수한 정비품질과 정확한 납품 능력을 평가받아 미 공군으로부터 최우수 정비업체로 두 차례나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1995년 해군이 도입한 해상초계기(P-3C)에 신형 레이더와 주야간 식별장치 등 10여 종의 최신장비를 장착하는 성능개량 사업도 2017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북 감청임무를 수행할 신형 정찰기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기존 백두 정찰기의 신형인 이 정찰기는 첨단 감청장비를 탑재해 북한의 레이더 장비 운용 실태와 유·무선 통신내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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