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 홍양호 위원장 “입주기업 설비에 안전장치 해놨다”

동아일보

입력 2013-05-04 03:00 수정 2013-05-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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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문제로 늦어져… 北 적극 협조, 향후 여러 채널 통해 협상 있을 것”

“하루빨리 개성공단이 정상화돼서 우리 모두 함께 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4월 3일)를 취한 지 한 달 만에 귀환한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사진)은 3일 오후 7시 20분경 3명의 관계자와 함께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입경장(개성공단→남북출입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오후 5시 반경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2시간가량 지연된 것이다. 다소 초췌한 표정의 홍 위원장은 “귀환 과정에 적극 협조해주신 정부와 입주 기업, 개성공단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짧은 모두발언 뒤 취재진으로부터 간단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귀환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절차 문제 때문에 늦어졌다. 북한도 귀환 과정에서 적극 협조했다”고 답했다. 미수금, 남북의 견해차 등 협상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정부에서 자세히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공단에 남아 있는 입주 기업들의 기계설비에 대해선 “개별 기업의 의견을 받아 안전장치를 해놓고 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에 관해선 거듭 북한에 얘기했고 향후 여러 채널을 통해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CIQ를 떠났다.

이번 개성공단 실무협상은 남측의 홍 위원장과 북측의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지휘했다. 남측은 이금철 총국장과 담판하자고 지난달 제의했지만 이금철은 끝내 나서지 않았다.

홍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첫 통일부 차관을 지냈고 2011년 10월부터 관리위원장을 맡아 개성공단에 상주하며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을 상대했다. 홍 위원장은 1999년과 2001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에서 일했고 노무현 정부 때 두 차례에 걸쳐 남북회담사무국 상근회담 대표를 맡아 남북회담에 관여했다. 그만큼 남북대화에 경험이 많다. 차관 시절인 2009년 북한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파견했을 때 조문단장이었던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홍 위원장의 이런 경험과 경륜 때문에 이번 실무협상에 대해 ‘단순한 미수금 처리 이상의 의미 있는 남북대화가 오고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박 부총국장은 2006년부터 개성공단 건설 실무접촉 단장 등을 맡으며 개성공단에 계속 관여해온 인물이다. 2009년 남북이 함께 개성공단 발전 방안 마련을 명목으로 중국과 베트남에서 해외시찰을 할 때 북측 단장을 맡았다.

도라산=손영일 기자·윤완준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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