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보리에서 보는 보리로 年200억 수익… 이게 창조경제”
동아일보
입력 2013-04-23 03:00 수정 2013-04-23 03:00
이동필 농림 ‘고창 청보리밭’ 방문
노인 일자리 창출 완주 두레농장도… 지자체 투자 ‘사회적 기업’ 모범 사례
고창군은 2004년부터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하면서 매년 30만∼5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여기서 나오는 경제효과는 연간 200억 원 이상이다. 인구 6만 명에 불과한 고창군이 이렇게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농업과 관광(서비스업)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창은 옛 지명이 ‘보리가 잘 자라는 지역’이라는 뜻의 ‘모양(牟陽)’일 정도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곳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보릿고개’가 사라지고 먹을거리가 풍부해지면서 보리 소비는 크게 줄었고, 농민들도 잇달아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곳 보리밭 경치가 봄이면 ‘알프스 초지’ 못지않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보리가 돈이 된다는 걸 깨달은 농민들 역시 너도나도 보리 재배에 나서 현재 재배 면적만 약 100만 m²에 이른다. 이날 농정 현장을 처음 찾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다른 농촌도 고창군처럼 산업 간 융·복합과 정부 지원을 결합한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비봉면 ‘두레농장’ 역시 ‘농촌형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힌다. 완주군이 2009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두레농장은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한 일종의 ‘사회적 기업’이다. 완주군은 4년간 28억 원을 투입해 모두 10곳에 농장을 만든 다음, 농촌 노인들이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도록 했다.
농장을 만든 후 4년간 완주군 내에서만 132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일자리가 없어 집만 지키던 노인들은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됐고, 연간 매출액은 4억 원을 넘어섰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노인들이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얻으니 농업생산성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최고의 ‘생산적 복지’는 역시 일자리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고창·완주=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노인 일자리 창출 완주 두레농장도… 지자체 투자 ‘사회적 기업’ 모범 사례
20일 전북 고창군 공음면 일대에 펼쳐진 청보리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우산을 쓴 채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고창=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0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공음면. 봄을 맞아 푸른 싹을 틔운 보리밭이 드넓은 초지(草地)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흩뿌리는 봄비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고창군은 2004년부터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하면서 매년 30만∼5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여기서 나오는 경제효과는 연간 200억 원 이상이다. 인구 6만 명에 불과한 고창군이 이렇게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농업과 관광(서비스업)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창은 옛 지명이 ‘보리가 잘 자라는 지역’이라는 뜻의 ‘모양(牟陽)’일 정도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곳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보릿고개’가 사라지고 먹을거리가 풍부해지면서 보리 소비는 크게 줄었고, 농민들도 잇달아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20일 오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이강수 고창군수와 함께 전북 고창군 공음면 일대에 펼쳐진 보리밭을 둘러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하지만 보리가 여물길 기다리며 보릿고개를 이겨냈던 사람들의 추억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지역경제 발전 전략을 고민하던 고창군은 보리밭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일단 농민들에게 ‘경관 보전 직불금’을 지급하며 보리 재배를 적극 권유했고, 2004년부터 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예산은 연간 1억 원이면 충분했다. 연예인 초청 등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곳 보리밭 경치가 봄이면 ‘알프스 초지’ 못지않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보리가 돈이 된다는 걸 깨달은 농민들 역시 너도나도 보리 재배에 나서 현재 재배 면적만 약 100만 m²에 이른다. 이날 농정 현장을 처음 찾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다른 농촌도 고창군처럼 산업 간 융·복합과 정부 지원을 결합한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비봉면 ‘두레농장’ 역시 ‘농촌형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힌다. 완주군이 2009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두레농장은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한 일종의 ‘사회적 기업’이다. 완주군은 4년간 28억 원을 투입해 모두 10곳에 농장을 만든 다음, 농촌 노인들이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도록 했다.
농장을 만든 후 4년간 완주군 내에서만 132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일자리가 없어 집만 지키던 노인들은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됐고, 연간 매출액은 4억 원을 넘어섰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노인들이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얻으니 농업생산성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최고의 ‘생산적 복지’는 역시 일자리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고창·완주=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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