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한 “KGT 경험 큰 자산…큰 물 PGA서 V 쏜다”

스포츠동아

입력 2013-03-26 07:00 수정 2013-03-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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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뛰었던 재미교포 제임스 한(한국이름 한재웅)이 2013년 PGA 진출에 성공하며 코리언 브라더스에 합류했다. 밑바닥 생활을 거울삼아 데뷔 첫 해 우승이라는 큰 꿈에 도전한다. 사진제공|캘러웨이골프

■ 말춤 골퍼 제임스 한 인터뷰

성적 내지 못해 한때 골프채 놓았던 늦깎이 신인
2007년엔 한국무대 도전…골프에 새로운 눈 떠
올해 벌써 6연속 컷 통과 등 상금 70만달러 수확
일단 세계랭킹 100위 목표…PGA 우승 욕심난다


또 한 명의 코리언 골퍼가 미 PGA 투어를 달구고 있다. 올해 처음 PGA 무대를 밟은 재미교포 제임스 한(32·한국이름 한재웅)이 그 주인공. 제임스 한은 2013년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코리언 브라더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3년 UC버클리대학 졸업 후 프로가 됐다. 그러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잠깐 골프를 그만두기도 했다. 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 골프를 시작한 건 3년 만이다. 2007년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뛰었다. 1년 간 9개 대회에 출전해 고작 818만원을 벌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니투어, PGA 웹닷컴(2부 투어격) 투어를 거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지난해 웹닷컴 투어 상금랭킹 5위에 오르면서 올해 PGA 무대를 밟게 됐다. 그의 노력은 데뷔 10년 만에 열매를 맺고 있다.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해 휴매너 챌린지 공동 4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안정된 기량을 펼치고 있다.

6차례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한 그는 7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벌어 내년 PGA 잔류는 물론 8월 열리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제임스 한은 아직까지 국내 골프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궁금증을 자아내던 그는 2월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그린에서 ‘말춤’을 추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32살 늦은 나이로 PGA 루키가 된 제임스 한이 이메일을 통해 짧고 굵은 골프인생을 들려 줬다. 다음은 제임스 한과의 일문일답.


-언제 이민을 갔나?

“서울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했다. 현재는 산브루노 지역에서 살고 있다.”

-현재 가족관계는? 결혼은?


“대학 때 현재의 아내를 만나 2012년 결혼했다. 그는 내가 미니투어를 뛰며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많은 힘을 줬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었고 내 인생은 그녀로 인해 바뀌었다. 아직 아이는 없다.”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메뉴는 갈비다.”


-체격이 좋다. 키와 몸무게는?

“186cm, 86kg이다. 힘이 좋다. 황소처럼 강한 게 장점이다. ㅎㅎㅎ”


-골프는 언제 시작했나?

“4살 때 골프채를 잡았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우게 됐다. 어려서 좋은 성적을 냈다. 12세가 되기 이전 주니어 대회에 나가 20회 이상 우승했다.”


-대학에서 전공은?

“대학에서는 미국학을 전공했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골프 이외의 취미는?

“낚시를 좋아한다. 언제든지 함께 낚시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함께 하고 싶다.”


-프로 골프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한 시기는? 혹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9살 때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 골프를 정말 사랑했고 그 때문에 프로골퍼가 되고 싶었다.”


-골프를 하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던 적은?

“2009년 아버지의 생신 날 캐나다에서 열린 에드몬트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때가 골프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가족 모두 골프를 좋아하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까지 골프를 즐긴다.”


-학교 성적은 어땠나?

“고등학교를 4년 다녔고 대학은 3년 만에 졸업했다. 특별히 좋은 수업성적으로 상을 받은 적은 없다.”


-프로 턴은 언제?

“2003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프로가 됐다.”


-KPGA 투어에선 몇 년 간 활약했나?

“2007년 1년 동안 KPGA 투어에서 뛰었다. 투어 카드를 유지할 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KPGA 투어가 어떤 영향을 주었나?

“그때 경험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뛰기 위해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때의 경험은 나에게 골프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더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KPGA 투어에서 힘들었던 점은?

“한국의 선수들을 보면서 미국 선수들과 많이 다른 것을 발견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골프를 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비싼 코스 사용료와 연습비용 등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힘든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는 이런 환경이 바뀌어 선수들이 좀더 편안한 환경에서 골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KPGA와 PGA 투어의 차이점이라면?

“선수들이 가진 기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PGA 투어의 환경과 KPGA 투어의 환경의 차이가 크다. 코스의 상태도 다르고 그린의 빠르기도 다르다. 가장 큰 차이라면 선수에 대한 협회의 지원과 대우다. PGA 투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걸 배려한다.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웹닷컴(Web.com) 투어에서는 몇 년간 활동했나?

“3년 동안 뛰었다.”


-웹닷컴 투어에서 힘들었던 점은?

“가장 어려운 점은 충분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이었다. 그러나 강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PGA 투어 진출이 목표였나?

“최종 목표는 PGA 진출이 아닌 PGA 무대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 목표를 갖고 운동했다.”


-‘말춤’ 세리머니는 계획된 퍼포먼스였나?

“아니다. 춤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기분이 좋아 그 순간 즉흥적으로 추고 싶었다. 만약 버디를 하지 못했다면 춤도 추지 않았을 것이다.”


-‘말춤’은 누구에게 배웠나?

“춤추는 걸 좋아하고 춤을 아주 잘 추는 편이다. 춤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배웠다.”


-PGA 투어에서 우승한다면 어떤 세리머니를 펼치고 싶은가?

“아직 잘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세리머니 보다 우승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가장 자신 있는 샷과 부족한 점은?

“퍼팅이 자신 있다. 부족한 점은 드라이버다.”


-징크스가 있나?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다. 매 라운드 시작 전 기도를 할 뿐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낚시를 하거나 운동을 한다. 저녁에 아내와 함께 데이트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골프선수가 되는 동안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물론 아내다. 또한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가족 모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좌우명은?

“‘내 자신을 믿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내 스스로 나를 믿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우선 월드랭킹 100위 이내에 드는 게 목표다. 계속해서 더 훌륭한 골퍼가 되고 싶다.”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는 무엇인가?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무기다. 특히 멀리 한국에서도 나를 위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힘이 난다.”

제임스 한 (한재웅). 사진제공|캘러웨이골프


제임스 한(한재웅)은?

▲1981년 11월2일 서울출생
▲2세 때 미국으로 이민
▲4세 때 골프 시작
▲주니어 대회 20회 이상 우승
▲2007년 KPGA 투어 상금 랭킹 112위
▲2009년 에드몬트오픈 우승(캐나다투어)
▲2012년 웹닷컴투어 렉스호스티탈 오픈 우승
▲2012년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5위
▲2013년 PGA 투어 데뷔


정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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