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큐베이터 ‘스파크랩’ 국내 벤처 6곳 해외진출 지원

동아일보

입력 2013-03-07 03:00 수정 2013-03-07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피가 끓는 코리아 벤처청년들에게… 글로벌 인맥-해외개척 노하우 제공

버나드 문 스파크랩 공동창업자(왼쪽)와 데이비드 주 노리 미국법인 대표가 7일 국내외 투자자에게 발표할 수학교육 프로그램 ‘노리 매스’의 메인 화면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스파크랩 제공
디지털 교육프로그램 개발업체 노리의 김용재 대표(35)는 지난해 2월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을 겨냥해 개발하던 수학교육 프로그램 ‘노리 매스’의 시장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가 약 2주일 동안 실리콘밸리에 머무르며 만난 사람은 겨우 3명이었다. 방송채널 니클로디언에 근무하는 서울대 건축학과 동기, 무작정 e메일을 보내 약속을 잡은 한국인 투자자 2명이었다. 기대만큼 큰 소득은 없었다.(인맥의 절실함을 안고 돌아왔다.)

낙담한 그는 몇 개월 뒤 국내에 ‘스파크랩’이라는 창업기업 육성회사가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맥과 노하우를 지원해준다는 소개에 솔깃해 1기 회원이 됐다.


○“돈보다 인맥과 노하우를 지원”

“프로그램이 훌륭하더군요.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찾아 단계별로 훈련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잘 짜여 있었어요. 노리에게 필요한 건 홍보와 마케팅, 자금이었습니다.”

버나드 문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미국의 유명 법률, 마케팅, 컨설팅 회사들을 김 대표에게 소개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왔다. 김 대표는 “스파크랩 덕분에 미국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파크랩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웹 콘퍼런스 솔루션 업체 비드퀵의 버나드 문 대표와 호스팅서비스 회사 호스트웨이 이한주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 이노티브의 김호민 대표가 지난해 8월 국내에 설립한 회사다.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주식을 취득해 수익을 내는 사업 형태는 국내 벤처캐피털과 비슷하지만 투자금액이 2만5000달러(약 2725만 원)로 적고 지분의 최대 6%만 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3개월간 해외 각국의 멘토 80여 명이 노하우와 인맥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돕는다는 점이 큰 차별점이다.

김상범 전 넥슨 최고창조책임자(CCO), 테디 지 전 파라마운트픽처스 부사장, 비디오게임 ‘기타 히어로’를 개발한 찰스 황 레드옥탄 공동설립자 등이 멘토다. 자체 고문단으로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마크 큐번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등도 뒀다. 경영학 구루 톰 피터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7일 고문단에 합류한다.

문 대표는 “대부분 20대 중반인 벤처창업자들은 경험이 적은 만큼 인맥도 부족하다”며 “해외 현지문화를 몰라 좋은 기술을 두고도 쩔쩔매는 한국 젊은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 해외로 뻗어나가는 국내 벤처

노리 외에도 스파크랩에 자문하는 회사는 5곳이 더 있다. 1996년 KAIST 재학 시절 포항공대(포스텍) 전산시스템을 마비시켜 화제가 됐던 국내 1세대 해커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도 스파크랩 멘티다. 자회사 파이브락스가 미국에 모바일게임 광고시장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과 관련해 스파크랩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특정 제품을 배달받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로 최근 주목을 받은 미미박스는 일본 최대 오픈마켓인 라쿠텐의 조너선 레빈 부(副)최고기술책임자를 소개받아 일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 빅데이터 분석회사 엔에프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위플래닛, 소셜게임 개발업체 메리윈드 등도 스파크랩 1기 회원이다. 이들 6개 벤처는 7일 국내외 투자자 90여 명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신제품 출시회를 연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