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 2척 안전 입항”

제주=임재영기자

입력 2013-02-01 03:00 수정 2015-05-18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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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제주도 추천 전문가팀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 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루즈선 시뮬레이션 시현 태스크포스(TF)’는 31일 오후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최악의 조건에서도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방파제에 접안(배를 항구나 육지에 대는 것)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F 이동섭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항만학회장)은 이날 시뮬레이션 브리핑에서 “항구 내 서측 돌제부두(해안선에 직각 또는 경사지게 돌출시켜 만든 부두)가 없다는 전제 아래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방파제에 접안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풍속이 27노트(초속 13.8m)인 상태에서 남방파제(길이 690m)에 15만 t급 크루즈선 한 척이 접안하고 다른 15만 t급 크루즈선 한 척이 서방파제(길이 420m)에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접안하는 사례를 가정해 검증했다. 도선사(導船士) 4명이 참가한 가운데 주간과 야간 각 8차례 등 모두 16차례에 걸쳐 검증이 이뤄졌다. 이 도선사들은 시뮬레이션상에서 15만 t 선박을 운항한 결과 입항을 비롯해 항내에서 360도 회전하는 선회와 접안 모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임연구원은 “20여 년 동안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이번처럼 풍속, 조류를 최악의 조건으로 놓고 검증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양한 조건에서 15만 t 크루즈선이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 있는지를 가려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대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공정성을 위해 정부와 제주도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제주도는 4일 이번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그동안 검증이 이뤄지면 사업에 협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결과를 수용하고 지역주민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군기지 반대활동으로 사법 처리된 지역주민의 특별사면,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 배정도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기지 건설 추진을 주장해 온 제주해군기지 범도민추진협의회 등은 이번 결과를 반기고 있지만 반대 단체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반대 단체들은 “전문가들이 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검증을 불과 이틀 만에 해치운 것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다는 의미여서 별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5만 t 크루즈선을 동시에 접안하기 위해서는 돌제부두가 없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돌제부두를 이동 가능한 가변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확정했다. 해군 관계자는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때 가변식 돌제부두를 이동시키면 돼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15년까지 9000여억 원을 들여 서귀포시 강정항에 이지스함을 포함한 함정과 15만 t급 크루즈선 2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2021년까지 강정마을을 중심으로 1조700여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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